“刑 모두 선고되면 50년 될 것” 목멘 이재명, 판사에 최후진술

양은경 기자 2023. 9. 28. 03: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판사님 결정이 저의 운명 결정…
구속 면해 방어하게 해달라” 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2023.09.27. /뉴시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실질심사에서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어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영장 전담인 유창훈 부장판사가 마지막 진술 기회를 주자 이 대표가 “판사님의 결정이 저의 운명을 결정한다. 딱 하나만 부탁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목이 메었다고 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당시 “북한에 돈을 주는 중대 범죄를 내가 왜 하나. 검찰에서 먼지털이식 수사를 했는데 내가 부정한 수익을 단 한 푼이라도 취득했나”라며 이전처럼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이어 이 대표는 “수사받고 있는 사건에 대해 형(刑)이 모두 선고되면 한 50년은 받을 것”이라며 “내가 죽지 않는 한 끊임없이 반복될 수사”라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판사님의 결정이 저의 운명을 정한다”면서 “나라를 왼쪽으로 문을 열 것인지, 오른쪽으로 문을 열 것인지 그런 운명이 결정되는 일”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영장 전담 판사에게 “딱 하나만 부탁하는데 방어만 할 수 있게 해달라”며 “제가 조그만 방에 혼자 있으면서 검사 수십 명이 덤비는데 어떻게 방어를 하겠나”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구속되면 변호인의 도움을 받는 데도 제약이 있을 수 있으니 구속을 면하게 해달라고 한 셈이다.

그래픽=이철원

감정에 호소하는 이 대표의 최후 진술에 대해 법정에 있던 검사들도 긴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전까지 영장실질심사 분위기는 이 대표가 몰리는 쪽이었다고 한다. 당시 검찰은 2019년 1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중국 선양에서 북한 조선아태위 송명철 부실장과 술자리를 가진 사진이 첨부된 보고서를 제시했다. 이 대표가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자, 영장 전담 판사가 “그걸 어떻게 보고를 안 받을 수 있나. 당연히 보고를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대표가 “기억이 안 난다”는 식으로 말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유 부장판사는 27일 새벽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했는데 한 법조인은 “목멘 이 대표를 보고 판사가 기각하겠다는 생각을 더 굳힌 것 아니냐”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