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41] You’ll hate yourself if you don’t try

“엄마도 행복해?(You happy?)” 크리스마스를 맞아 마약 재활원에서 집에 돌아온 벤이 엄마 홀리에게 묻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방문에 놀란 홀리는 대놓고 반가움을 드러낼 수가 없어 대답도 없이 어색한 미소만 짓는다. 이 영화의 제목 ‘벤 이즈 백(Ben is Back∙2019∙사진)’처럼 벤이 돌아왔지만 엄마는 물론 가족 모두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표정이다.
그래도 홀리(줄리아 로버츠 분)는 반가운 마음에 어색한 대화라도 이어가려 애를 쓰지만 벤(루카스 헤지스 분)의 새 아빠 닐은 약속을 어기고 재활원에서 나온 벤이 못마땅해 쓴소리를 하고 만다. “다 같이 동의한 거잖니(I thought we had an understanding).” 벤은 이미 다 나았다며 재활원에 돌아가기를 거부한다. 홀리는 벤을 믿어 보자고 하면서도 벤이 안 보는 틈을 타 집 안에 있는 약들을 숨긴다. 벤의 동생 아이비가 묻는다. “근데 약 왜 숨겨?(Why are you hiding everything?)” 홀리는 딱히 둘러댈 말이 없다. “알잖아(You know why).”
하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벤은 예전에 알던 마약상을 찾아간다. 벤과 함께 집을 나섰다가 혼자 남게 된 홀리는 예전에 벤이 판 마약을 먹고 죽은 아이의 집에 도움을 청하게 된다. 그 아이의 부모는 홀리를 딱하게 보며 말한다. “걔들을 구할 순 없어요(We can’t save them).”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홀리의 눈을 보며 못 이긴 척 마약 해독제를 손에 쥐여준다. 부모조차 자식을 마약에서 구해낼 수 없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같은 후회를 하게 둘 순 없다. “노력도 안 하면 자신을 증오하게 돼요(You’ll hate yourself if you don’t try).” 벤의 손을 거의 놓으려던 홀리는 주사기를 꼭 쥐고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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