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밀려 다급한 바이든, 車 파업현장 달려가 “노조 지지”
머스크 “기업들 망하게 할것” 비난
트럼프도 車부품공장 방문 맞불… “바이든, 일자리 뺏어 中에 주려해”
● 다급한 바이든, ‘노조에 다걸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UAW 소속 노조원들이 파업 중인 미시간주 웨인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찾아 15분간 ‘피켓 시위’에 참여했다. 숀 페인 UAW 회장이 건네준 노조 모자를 쓴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확성기를 잡고 “여러분은 상당한 임금 인상과 다른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UAW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곤경에 빠진) 자동차 산업을 회생시킬 때 많은 희생을 했다”며 “우리는 그들을(자동차 회사를) 구했다. 이제 그들이 우리를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노조가 요구하는 40% 임금 인상을 지지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며 “이를 위해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UAW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빅3 자동차 기업 임원 평균 임금 인상률이 40% 이상이라며 노조원 평균 임금 인상률도 40% 이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자동차 기업들은 “임원 평균 임금 인상률 계산이 잘못됐다”며 20∼25% 임금 인상을 제안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노조 편에 선 것이다. 이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동차 기업들을 망하게 할 확실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미 대통령 역사가들은 1902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파업 중인 석탄광산 노조원들을 백악관에 초청한 이후 현직 대통령이 가장 직접적으로 노조를 지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의 (노조) ‘올인(다걸기)’은 정치적 리스크가 있다”며 “장기적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이 더 커지면 한쪽 편을 든 대통령은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격화하는 바이든 vs 트럼프 맞대결
바이든 대통령이 파업 장기화 책임을 떠안을 위험까지 무릅쓰고 전례 없는 파업 시위에 동참한 것은 파업이 벌어지고 있는 미시간을 비롯해 쇠락한 공업지대를 일컫는 러스트벨트가 재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미시간주는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지만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최근 제론토크라시(고령 정치) 논란이 불거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을 비롯한 7개 격전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진 상황이다. 페인 UAW 회장은 “사상 처음으로 현직 미 대통령이 나와서 피켓 시위에 함께했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는 표명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에서 열린 또 다른 행사에서는 “나는 다시 출마한다. 나이는 나에게 약간의 지혜를 가져다줬다”며 재선 도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기로 결심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바이든이 피켓 시위자인 척, 느릿느릿 걸어 다니면서 뒤로는 당신들 일자리를 빼앗아 중국에 주고 싶어 한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비판했다.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시간주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전·현직 노조원 500명과 면담하는 시간에 공화당은 대선 후보 2차 토론회를 개최한다. 지지율 1위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차 토론회에 이어 이번에도 불참한다. 한편 뉴욕주 맨해튼 지방법원은 이날 약식재판 결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은행 대출을 위해 자산 가치를 36억 달러(약 4조8000억 원) 부풀렸다는 금융사기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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