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탈락, 내 인생에서 홀가분할 것 같지 않아…” KIA 이의리 심경고백 ‘멀쩡하게 77구’[MD창원]

창원=김진성 기자 2023. 9. 2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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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이의리/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이의리/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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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내 인생에서 홀가분할 것 같지 않다.”

“이의리가 80구 이상 못 던진다고 생각했기에 교체를 결정했다.” 한국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지난 23일 대표팀 소집훈련 첫 날 이렇게 얘기했다. 이의리를 당시 기준 하루 전이던 22일에 급히 최종엔트리에서 빼고 윤동희(롯데)를 집어넣은 이유를 설명한 것이었다.

이의리/마이데일리
이의리/마이데일리

KBO의 이의리 교체과정은 확실히 매끄럽지 않았다. 지난 21일 이정후(키움)를 김성윤(삼성)으로, 구창모(NC)를 김영규(NC)로 교체하면서 은근슬쩍 부상이 아닌 이유로 엔트리를 교체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리고 이의리가 굳은 살 이슈를 해결하고 돌아온 21일 대전 한화전서 1⅓이닝 2피안타 3탈삼진 3사사구 4자책으로 부진한 걸 현장에서 확인하자 결단을 내렸다. KBO는 22일 이의리 교체를 발표하면서 몸 상태는 호전 중이지만, 대회 기간에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부상이 아닌 기량을 믿지 못해 교체했다는 얘기다.

대표팀 최종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 중 올 시즌 전체, 혹은 대표팀 소집 직전 경기력이 안 좋은 선수가 적지 않다. 그 선수들은 멀쩡하게 대표팀에 갔는데, 심지어 아프지도 않은 이의리만 대표팀에 가지 못하게 됐으니, KIA로선 황당할 수밖에 없다. KIA는 이의리의 21일 복귀전이 단순한 부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봤고, 대표팀은 이의리의 물집이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니라는 시선이다.

그래서 이의리의 27일 NC와의 창원 더블헤더 2차전 등판이 관심을 더욱 모았다. 정말 류중일 감독의 말대로 80구를 던질 수 없는 몸일까. 이 경기만 놓고 보면 류중일 감독이 사실상 틀렸다. 이의리는 7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정확히 77구를 소화했다.

류중일 감독 말대로 이의리가 80구를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7이닝을 77구로 막은 건 사실상 80구로 거뜬히 7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아시안게임이 시작하기도 전에 사실상 80구를 던질 수 있는 컨디션이라는 걸 증명했다.

이의리는 1회부터 작심한 듯 NC 타선을 몰아붙였다. NC 타선이 더블헤더 1차전서 응집력을 과시했으나 이의리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150km대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자신만의 투구를 했다. 77구 중 패스트볼만 무려 61개였다.

좌완 파이어볼러의 패스트볼이 커맨드가 되면 굳이 다른 공을 많이 섞을 필요도 없다는 게 또 한번 증명됐다. 과감한 몸쪽 승부도 돋보였다. 마침 타선이 5회에만 4점을 지원하며 이의리에게 승리요건을 안겼다. 결국 KIA가 승리하면서 이의리가 시즌 11승(7패)을 챙겼다.

이의리는 경기 후 솔직하게 엔트리 탈락 당시의 심경을 고백했다. “구단을 통해 들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실력이 안 돼서 탈락할 수도 있고, 아프다고 탈락할 수도 있다. 팀을 통해서 듣는데 좀 아쉬웠다. 아쉬운데 티 안 내야 프로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는 순간 팀에 민폐다. 형들도 분해 있었고, 내 인생에서 홀가분할 것 같지 않다. 계속 마음 한 켠에 남아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의리/KIA 타이거즈
이의리/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이날 전까지 9월 3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11.42, 후반기 8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5.80에 그쳤다. 후반기 실적만 보면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 게 맞다. 하지만 몸 상태를 회복한 뒤의 성적은 아무도 모른다. 대표팀은 그런 이의리를 믿지 못해 교체했고, 이의리는 KIA의 5강행에 힘을 보탠다. 대표팀과 KIA, 이의리의 결말을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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