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송 ‘성착취’ 자니즈 사무소 퇴출 움직임
일본 광고계에 이어 방송계에서도 창업자의 연습생 성착취 사실이 드러난 연예기획사 ‘자니즈 사무소’(이하 자니즈) 소속 연예인에 대한 퇴출 움직임이 일고 있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공영방송 NHK의 이나바 노부오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니즈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재발 방지 노력을 충분히 했다고 판단될 때까지 소속 연예인의 출연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나바 회장은 “이미 계약한 연예인은 계속해서 출연한다”면서도 “새로운 출연 의뢰는 당분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에 방송하는 인기 가요 프로그램인 ‘홍백가합전’에도 같은 방침을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홍백가합전에는 자니즈 소속 가수가 매년 5∼6팀씩 출연해 왔다. 지난해에는 걸그룹 트와이스와 아이브, 르세라핌 등 K팝 가수도 여러 팀이 초대됐는데, 올해는 자니즈의 공백으로 출연 가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교도통신은 NHK의 결정에 대해 “자니즈 소속 연예인 기용 재검토에 신중한 민영 방송과 비교하면 한 걸음 나아간 모양새”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시자와 아키라 니혼테레비 사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자니즈의 회사 명칭 변경을 요청했다”면서도 “캐스팅 변경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자니즈는 지난 7일 창업자인 고(故 )자니 기타가와의 성폭력 사실을 처음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죄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자니즈 소속 연예인이 출연한 광고 노출을 중단하거나 재계약을 포기했다.
신용정보사 데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으로 자니즈 소속 연예인의 광고 출연을 중단한 회사가 65곳 중 32곳에 달했다.
자니즈는 내달 2일에 회사명 변경을 비롯한 새 회사 운영 방침을 공개할 계획이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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