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매트에 냉감, 공청기에 제습…계절가전, 사계절 내내 쓴다

이상기후·소비자 생활 양식 변화로
여름·겨울 가전 ‘사계절 가전’ 변모
제습기에 공기청정 필터 장착 등
사용 가능 시기 늘리려 기능 추가도

쿠쿠 공기청정제습기. [사진 = 쿠쿠]

지속되는 이상 기후와 소비자 생활 양식 변화로 ‘여름 또는 겨울 시즌 가전’으로 한정되던 전통적인 생활가전들이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는 ‘사계절 가전’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갖고 있던 제품 고유의 용도 외에 다른 기능을 복합적으로 추가하면서 계절 가전의 티를 완전히 벗는 양상이다.

27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쿠쿠홈시스의 공기청정제습기는 올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30배 이상 판매가 늘어났다. 보통 장마가 시작되기 직전인 2분기와 초여름에 판매가 집중되지만, 공기청정 기능을 함께 갖춰 9월에도 꾸준한 판매를 기록했다는 게 쿠쿠홈시스 측의 설명이다. 쿠쿠홈시스 공기청정제습기는 제습 기능뿐만 아니라 공기청정 기능까지 갖춰 눅눅한 장마철 강력한 제습을 제공한다. 또 다중 공기청정 필터를 장착해 실내에 떠다니는 다양한 불순물을 제거한다. 프리필터가 큰 먼지와 머리카락을 걸러낸 후 초미세먼지 집진 필터와 탈취 필터를 통해 초미세먼지부터 포름알데히드, 암모니아 등 5대 유해가스까지 제거한다. 또한 제습기 뒤쪽에서 흡기된 공기를 사용자의 반대편으로 분사하는 ‘리버스 오토스윙’ 구조를 채택해 공기를 효율적으로 순환시킨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보통 제습기는 여름 가전으로 사용기간이 짧아 계절이 바뀌면 보관 공간을 차지해 애물단지처럼 취급됐다”며 “공기청정 기능을 더하고 난 후 당초 비수기였던 1분기와 4분기에도 꾸준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여름에 매출이 집중됐던 얼음정수기 또한 대표적인 사계절 가전으로 변신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에서 커피와 차를 즐기는 홈카페 족이 늘면서 얼음정수기의 선호도가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기존 정수기를 얼음정수기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지속되는 점 역시 얼음정수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SK매직은 지난 겨울 얼음정수기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비성수기였던 겨울철 얼음정수기 판매량은 전체 정수기 판매량의 20%대였지만, 올해 초 얼음정수기 판매 비중은 전체 정수기 판매 비중의 3분의 1까지 늘어났다.

‘끓는 물’ 기능을 더해 소비자 관심과 수요를 끌어올리는 전략도 주효했다. 쿠쿠홈시스의 제로백(Zero100) 얼음정수기는 100℃ 끓인 물과 얼음정수기를 결합해 추운 겨울과 무더운 여름을 동시에 공략한다. 이 덕분에 얼음정수기 수요가 많은 여름뿐만 아니라 날씨가 추운 겨울에도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쿠쿠홈시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로백 얼음정수기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증가했으며, 지난해 4분기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간 대비 약 40% 늘었다.

코웨이의 ‘아이콘 얼음정수기’ 역시 제빙기능과 100℃ 초고온수 출수 기능을 동시에 갖췄다. 여기에 기존 얼음정수기 대비 사이즈를 40% 이상 줄여 주방공간 효율성을 높이면서 계절과 상관없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온수매트 역시 사계절 가전으로 진화 중이다. 여름과 겨울 온도 변화 폭이 큰 한국에서 온수매트는 필수 난방용품이지만 여름에는 공간을 많이 차지해 보관에 불편함이 있었다. 필슬립은 냉매제 없이 물만 이용해 20~45℃의 온도 설정이 가능한 냉·온수매트를 고안했다. 냉·온수매트를 통해 여름철 열대야에서도 시원한 잠자리를 조성할 수 있으며, 환절기와 겨울철에는 따뜻하고 쾌적한 수면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위니아 김치냉장고 딤채. [사진 출처=위니아]

김장철인 늦가을부터 겨울이 성수기였던 김치냉장고도 수요 변화에 따라 사계절 가전으로 변화 중이다. 통상 김치냉장고는 11~12월 김장철을 맞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밀키트 등 간편한 식생활로 트렌드가 변하고 집에서 김장을 하지 않는 가구가 늘어나며 김치냉장고도 사계절 내내 이목을 끄는 전략 제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위니아가 출시한 김치냉장고 신제품 ‘2023년형 딤채’가 대표적이다. 홈메이드와 홈술 문화를 반영해 ‘과일주·과일청 숙성 모드’를 추가했다. 숙성 이후 보관 모드로 자동 전환돼 과일청과 과일주를 더욱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일반 냉장고 대비 2배 이상 신선한 상태로 밀키트 속 식재료를 보관할 수 있는 ‘밀키드 보관 모드’도 새롭게 탑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