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재산 상속과 신분 세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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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의 원조인 영국에서 상속세가 폐지될 전망이다.
더타임스는 최근 "리시 수낵 총리가 단계적 상속세 폐지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상속세 폐지 찬성 여론이 48%로, 폐지 반대(37%)보다 높다.
수낵 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표를 겨냥해 상속세 폐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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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는 부의 재분배, 사회 불평등 해소, 재정 조달 등 목적으로 세계 각국이 앞다퉈 도입했다. 하지만 부유층을 겨냥한 상속세가 자산 가치 상승으로 중산층에까지 영향을 주면서 원성의 대상이 됐다. 꼬박꼬박 세금을 내면서 축적한 자산을 자식에게 넘겨주는데 또 세금을 걷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높은 상속세를 피해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는 부작용도 심각하다. 지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스웨덴, 노르웨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에서 상속세를 없앴다.
우리나라는 상속세 최고세율이 50%로, OECD 회원국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기업 경영권까지 물려받으면 할증돼 60%로 높아진다. 기업을 2∼3세대 상속하면 남는 게 없을 정도라는 말은 엄살이 아니다. 밀폐용기업체 락앤락, 종자업체 농우바이오, 손톱깎이 제조사 쓰리쎄븐 등이 상속세를 내기 위해 경영권을 다른 곳에 팔았다. 유산 총액을 기준으로 하는 상속세 대신에 각 유족이 상속한 금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유산취득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부모 잘 만나 상속 많이 받았으니 많이 내는 건 당연하다”고 여길지 모른다. 그러면 재산 상속이 아니라 신분 세습은 어떤가. 사회지도층이나 부유층 자녀들이 로스쿨을 나와서 유명 로펌을 거친 뒤 판검사가 되는 ‘그들만의 리그’가 날로 공고해지고 있다. 로스쿨 입학과 로펌행에 부모 찬스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차라리 다같이 못살고 말자’는 식의 사고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신분 세습의 통로가 된 로스쿨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질 않으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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