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인데 자식한테 말도 못 해” 명절 코앞에 해고 당한 경비원들
[앵커]
마음이 넉넉해져야할 추석이지만 오히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명절을 코앞에 두고 해고 통보를 받은 아파트 경비원들입니다.
이들은 관리사무소와 갈등을 빚은 경비원들만 해고 당했다며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추석을 일주일 앞둔 날, 경비원들이 소집됐습니다.
전체 24명 중 4명을 해고하겠다고 모은 거였습니다.
[곽OO/아파트 경비원 : "추석 선물 하나 주나 싶어가지고 갔는데... 4명만 콕 집어서 집단 해고했습니다."]
3개월 초단기로 근로 계약을 연장해 온 처지라 갱신을 안 하겠다면, 그만 둘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왜 하필 이 4명이 대상인지가 석연치 않다고 했습니다.
경비원들은 그동안 관리사무소 지시대로 배수로 청소 등 온갖 잡무도 맡아 왔습니다.
[곽OO/아파트 경비원 : "지하실 오폐수관 터지면 청소시키고 아파트 빗물 배수로 나뭇잎, 모래 청소시키고..."]
그런데 이 가운데 일부 업무는 경비원에게 시키면 위법하단 걸 알게 됐고, 해고 통보를 받은 4명이 직접 관리사무소와 용역업체에 항의했단 거였습니다.
[곽OO/아파트 경비원 : "'이런 걸 시키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자꾸 이걸 부당한 일 시키냐' 이런 식으로..."]
이들은 보복성 해고를 당한 것 같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용역업체 측은 정당한 인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용역업체 직원/음성변조 : "단지에 문제를 일으켰고 거기에 대한 부분을 정당하게 인사평가를 했고. 억울하다고 생각하시면 노동부에 가시라고 제가 말씀을 드렸고요."]
그동안 근로 계약이 반복적으로 연장됐던 만큼 법적 대응도 가능하지만, 6,70대 경비원들에겐 엄두가 나지 않는 일입니다.
그저 코앞으로 다가온 명절 걱정이 태산입니다.
[진OO/아파트 경비원 : "자식들도 오고 손주들도 오는데 걔네들 앞에다 앉혀놓고, '할아버지가, 아버지가 회사에서 짤렸어'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거 아닙니까."]
그나마 일부 주민이 슬그머니 건넸다는 노동부 신고 번호 쪽지에 추석의 온기를 느낄 뿐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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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to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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