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의 요청… 폭파된 우크라 댐, 한국이 재건한다

박상현 기자 2023. 9. 2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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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5000명분 정수시설도 지원
6월 6일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댐 일부가 파괴돼 초당 수백t의 물이 하류로 쏟아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파괴된 우크라이나 댐 복구 사업에 우리나라가 참가한다. 댐 복구를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상·하수도 인프라와 정수 처리 시설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세계 각국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수공)는 우크라이나 수력 댐 운영 기관인 UHE와 카호우카댐 등 수자원 시설 재건을 추진하는 태스크포스(TF) 구성에 합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카호우카댐이 있는 헤르손주(州)와 인도적 식수 지원 및 향후 도시재건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함께 맺었다고 수공은 전했다.

카호우카댐은 크림반도 일대 생활·공업용수 공급과 수력발전 전기 생산, 자포리자 원전 냉각수 공급 등 역할을 해왔다. 357MW(메가와트) 규모의 수력발전 시설을 갖춘 다목적댐으로, 소양강댐(200MW)보다 규모가 크다. 하지만 지난 6월 6일 전쟁 도중 폭파로 붕괴했다. 이로 인해 드니프로강 하류가 범람했고, 추가 홍수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상류의 드니프로댐을 닫으면서 자포리자 저수지가 마르기도 했다. 헤르손주는 현재 식수난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카호우카댐 복구는 이달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총 23억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히면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댐 복구는 지난 13~14일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요청한 사항으로 알려졌다. 수공은 댐 재건과 함께, 병원·학교 등 깨끗한 물이 필요한 시설 4~5곳을 선정한 후 3만5000여 명이 마실 수 있는 물을 공급하는 이동식 정수 처리 시설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상·하수도 등 수자원 시설 인프라도 우리나라가 구축할 예정이다. 수공 관계자는 “물 관리 및 도시 분야 재건 참여를 위해 우크라이나 환경부, 키이우시, 재건청, 부차시 등 다양한 기관과 차례로 협의했다”며 “우리 정부와 기업이 우크라이나 인프라 재건에 전방위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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