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투자후 갤러리 대표 살해 협박…MZ조폭 ‘불사파’ 체포

송유근 기자 2023. 9. 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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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미술품에 투자한 뒤 '투자금에 높은 이자를 쳐서 갚으라'며 갤러리 대표를 감금·협박한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투자업체 대표 유모 씨(30)와 이 회사 직원 2명, 유 씨가 동원한 불사파 조직원 3명 등 총 9명을 이달 20일 검거해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공동협박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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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던 불사파 조직원들. 서울경찰청 제공
고가의 미술품에 투자한 뒤 ‘투자금에 높은 이자를 쳐서 갚으라’며 갤러리 대표를 감금·협박한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른바 ‘MZ 조폭’으로 분류되는 자칭 ‘불사파’ 조직의 존재를 확인하고 조직원들에 대한 추가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투자업체 대표 유모 씨(30)와 이 회사 직원 2명, 유 씨가 동원한 불사파 조직원 3명 등 총 9명을 이달 20일 검거해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공동협박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 일당은 올 3, 4월경 갤러리 대표 A 씨를 통해 유명 화가인 이우환 화백의 작품 4점과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1점 등 5점의 그림에 28억 원을 투자했다. 당시 유 씨 일당은 A 씨로부터 투자금을 42억 원으로 불려 돌려받기로 약정을 맺었다고 한다.

하지만 A 씨가 약속된 돈을 주지 못하자 이자를 터무니없이 부풀리며 실제 투자금의 3배가 넘는 87억 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하루 1, 2%씩 연 700%대의 금리를 자체적으로 적용했다”고 말했다.

유 씨는 조직원들을 동원해 A 씨에게 ‘87억 원의 빚이 있다’는 진술을 강제로 받아냈고, “돈을 갚으라”며 사무실과 지하실 등에 A 씨를 감금하기도 했다. 지난달 3일에는 채권추심 명목으로 갤러리에 찾아가 A 씨를 폭행하고 시가 3900만 원 상당의 그림 3점을 빼앗았다.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A 씨와 A 씨 남편에게 각각 645차례, 76차례 전화를 걸어 협박하기도 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수사하는 과정에서 유 씨가 동원한 조직폭력배 3명이 1983년생끼리 모인 ‘불사파’ 조직원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은 2021년 전국 조직을 결성해 정기적으로 지역별 모임을 하며 친목을 다져왔다고 한다.

불사파 조직원들의 문신. 서울경찰청 제공
이들은 영화 ‘넘버3’에서 배우 송강호가 만든 조직 ‘불사파’의 이름을 따 자신들을 불사파라고 불렀다고 한다. 불사파 조직원들은 온몸에 문신을 하고 일정한 직업 없이 벤츠·벤틀리 등 고가의 외제 차를 탔고 다녔던 것으로 조사됐다. 월세 1300만 원짜리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불사파 조직원들이 이권에 개입하는 등 다른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조직원의 핸드폰 27대 등을 포렌식하면서 추가 범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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