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 공급 늘린다는데 당첨자 80% 분양포기 왜?

연규욱 기자(Qyon@mk.co.kr) 2023. 9. 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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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청약이탈률 나와
분양가 올라 주변시세 육박탓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된 사전청약 단지들이 하나둘씩 본청약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본청약 모집 공고를 낸 수도권 단지에서 사전청약 당첨자 중 무려 80%가 중도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본청약을 진행한 단지 중에서도 사전 당첨자의 중도 이탈률이 50%가 넘는 곳이 수두룩하다. 윤석열 정부가 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사전청약 물량을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일각에선 이 같은 이유로 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2일 본청약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낸 오산세교2 A13블록 호반써밋은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에게 180가구만 배정했다.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가 927가구였던 점을 고려하면 19.4%만이 사전청약 당첨자 지위를 유지하고, 나머지 747가구(80.6%)는 분양을 포기한 셈이다. 본청약을 진행한 공공과 민간 14개 단지 중 가장 높은 이탈률이다.

단지는 지난해 3월 문재인 정부의 3차 민간 사전청약으로 927가구를 조기 공급했던 곳이다. 당시 일반공급 기준 경쟁률 10대1을 거뜬히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사전청약 당첨자 중 약 19%만 분양을 최종 선택한 것이다. 민간 사전청약은 본청약 모집 공고 직전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최종 분양 여부를 재확인한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대거 이탈한 사례는 이뿐만 아니다. 앞서 지난 8월 본청약을 시행한 서울대방 신혼희망타운은 사전청약 당첨자 115명 중 61명만이 본청약에 최종 접수했다. 단지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분양 사전청약 단지 43곳 중 가장 높은 경쟁률(67대1)을 기록했던 곳이다. 화성태안3 B3블록(6월 본청약)의 사전청약 당첨자 이탈률은 70.3%, 인천검단 호반써밋V(6월)는 70%로, 대다수 단지에서 절반 이상의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분양을 포기했다.

원인은 분양가 때문으로 해석된다. 사전청약 당시엔 주변 시세 대비 80% 이하로 추정 분양가가 책정됐으나,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시세 하락으로 그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추정 분양가에 그간의 건축비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본청약 분양가는 더 오르는 점도 '대량 이탈'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산세교 호반써밋의 분양가 역시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보다 5.3% 오른 금액으로 최종 책정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전청약은 미래 수요를 끌어다 쓰는 효과로,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며 "윤석열 정부도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워 사전청약을 대거 내놓고 있는데 당초 약속했던 분양가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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