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생성형 AI와 노동자 공존하려면

2023. 9. 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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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등극한 생성형AI
생산현장 넘어 소비도 자동화
혁신 가져올 미래 알수 없지만
유용하게 바꾸는 열쇠 기업에
정부는 시의적절 정책 뒷받침

올해 초 혜성같이 등장한 챗GPT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하고 감탄을 자아낸 이후로, 챗GPT를 낳은 생성형 AI(이하 GAI)가 게임체인저로 등극하는 모양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GAI로 인한 자동화가 이제 더는 생산 현장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식당, 병원, 유통 분야에서 GAI 챗봇이 고객 서비스를 돕고 구매 등 여러 복잡한 결정을 대신 해주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고객의 의사결정을 GAI가 대신 함으로써 소비조차 자동화되는 것이다. 드라이브스루를 제공하는 미국의 몇몇 커피숍이나 햄버거 식당은 GAI가 고객의 도착을 인지하고 무엇을 주문할 것인지 예측해서 제안한다. 일론 머스크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현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로봇인 옵티머스의 신모델을 소개했다.

생산에 이어 소비에서도 자동화가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움직임을 차단하거나 억제한다면 앞으로 막대한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산업혁명 초기, 기계를 적대시했던 러다이트 운동이 힘을 잃고, 노동 운동이 자동화를 받아들이는 대신 노동자들이 새로운 여건에서 보다 고급 작업을 할 수 있는 훈련과 환경 개선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던 국가들은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그런데 일부 여론과 미디어가 취하는 두 가지 극단적인 견해는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쪽 끝에는 대다수가 혜택을 볼 것이고 소수만 일자리를 잃는 등 피해를 볼 것이라는 기술주의적 낙관론이 있으며, 그 반대쪽에는 킬러 로봇의 위협과 대대적 인간 소외로 인해 인류가 실존적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세기말적 비관론이 있다. 흔히 그렇듯이 극단적인 견해는 현실적인 문제에 눈을 감고 유용한 해결책도 애써 외면한다.

산업혁명을 비롯한 여러 기술 혁신의 초기 단계에서는 새로운 자동화가 급속히 도입되면서 노동 효율성을 실질적으로 크게 개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이 노동을 대체했으나 노동의 기여도가 나아지지 않으며 노동자를 보호해줄 제도적 장치도 부족했기 때문에 국부는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실질소득은 정체됐다(영화 '올리버 트위스트'를 보라).

자동화를 보완하는 제도적 개선과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가 갖춰진 이후에야 비로소 그 혜택이 확산됐다. 영국은 산업혁명 이후 상하수도 확대 등 도시의 기반시설을 마련하면서 자동화를 노동생산성과 실질소득 증가로 연결할 수 있었다. 산업혁명의 후발주자인 미국은 자동화를 통해 비숙련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기업은 노동조합과 협의해 교육과 훈련을 책임지기 시작했으며, 자동화에 기반해 양질의 공정관리와 품질 개선을 위한 일거리를 창출하면서 20세기 전반에 걸쳐 미국 노동자의 높은 실질소득 바탕이 됐다.

이처럼 자동화는 새로운 제품, 작업 방식, 공정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혁신과 창의성, 적절한 제도 및 인프라의 뒷받침 등이 결합될 때 비로소 생산성 혁명을 통한 사회 변화의 한 사이클을 완성한다. 그런데 GAI에 의한 자동화는 생산성과 더불어 서비스와 소비에 직접 적용된다는 점에서 앞 세대의 그것과는 또 다른 국면을 가진다.

그것은 키오스크를 설치해서 알바 인건비를 줄이는 차원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도전과제에 해결책을 제안하고 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승화시키는 퍼즐을 푸는 열쇠는 여전히 기업이 쥐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시의적절하고 과하지 않은 제도와 정책을 통해 기업의 고민 해결을 돕는 역할에 충실할 것을 기대한다.

[김도훈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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