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지도자… 노무현이 보인다” 지지자들 감탄한 이재명의 교도관 앞 ‘90도 인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법원의 영장기각 후 서울구치소 나서며 교도관에 인사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면서 교도관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노란 동그라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7일 신새벽 모습에 그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지도자의 품격을 본다’ 등의 감탄이 쏟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캡처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면서 교도관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7일 신새벽 모습에 그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지도자의 품격을 본다’ 등의 감탄이 쏟아졌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청구한 이 대표 구속영장을 이날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유 부장판사는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과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선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고, 대북송금 사건을 놓고는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검찰의 증거인멸 우려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의 이 같은 판단이 내려진 후인 오전 3시50분쯤, 이 대표는 서울구치소 정문 밖으로 나와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늦은 시간에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아직 잠 못 이루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 먼저 감사드린다”며 “역시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정치란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것이란 사실을 여야, 정부 모두 잊지 말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길 바란다”는 말도 더했다.

계속해서 “이제 모레는 즐거워해 마땅한 추석이지만 우리 국민들의 삶은 우리의 경제 민생의 현안은 참으로 어렵기 그지없다”며 “우리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 나라 미래에 도움 되는 존재가 되기를 정부 여당에도, 정치권 모두에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굳건하게 지켜주시고 현명한 판단해주신 사법부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거듭 고개 숙였다.

이 대표는 ‘앞으로 수사에 어떻게 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준비된 검은색 차를 타고 치료받던 녹색병원으로 돌아갔다. 전날 오전 10시7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지 약 18시간 만이다.

특히 구치소 정문을 나서기 전 자신을 인솔한 교도관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이 대표가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교도관에게 인사하는 이 대표 영상은 진보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집중 확산했고,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인간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거나 ‘참된 분은 행동으로 보여준다’ 등 그를 높게 평가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 외에 ‘참된 지도자는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이는 법’, ‘성품과 인격은 자연스러운 일상의 행동에서 나타나는 법’, ‘교도관에게도 허리 숙여 인사하는 야당 대표라니 눈물이 난다’, ‘아이에게 인사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시민에게 무릎 꿇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보인다’ 등 이 대표 지지자들의 강렬한 인상이 담긴 반응도 이어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