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질환 치료 신약 후보 IMVT-1402 임상 1상 중간 발표…이뮤노반트·한올바이오파마 주가 들썩
글로벌 제약사들이 새로운 기전의 항체 신약 ‘FcRn억제제’ 개발에 달려든 가운데, 국내사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해 기술 이전한 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물질 ‘IMVT-1402′의 임상시험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협력사인 미국 바이오기업 이뮤노반트(Immunovant)는 IMVT-1402에 대한 미국 임상 1상에서 긍정적인 중간 결과를 확인했다고 26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이 회사가 시장 기대치를 넘는 데이터를 내놓자 이날 이뮤노반트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97.04% 올랐다. 국내 증권사들도 27일 한올바이오파마에 대한 목표 주가를 상향했으며, 이날 오후 장중 현재 한올바이오파마 주식은 전일가 대비 29.82% 올라 3만2650원을 기록 중이다.
IMVT-1402는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한 Fc수용체(FcRn)항체 신약 후보 물질로, 2017년 한올바이오파마가 이뮤노반트 모회사 로이반트에 또기술 이전했다. 당시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물질인 바토클리맙도 함께 기술 이전했는데, 바토클리맙의 경우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이 상승하는 부작용 문제가 나타나 개발이 중단됐다.
이에 IMVT-1402의 임상 1상은 알부민 저하와 LDL-C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바토클리맙만큼의 면역글로불린G(IgG) 감소 효능을 입증하는 게 관건이었다.
면역글로불린G(IgG)는 혈청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항체인데, 과발현될 경우, 중추신경계 연관 감염 혹은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한다. IgG 매개 자가면역질환의 종류는 100개 이상이며, 이중 상당수의 질환은 루푸스 및 류머티스 관절염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뮤노반트에 따르면, 이번 임상 1상 중간 결과에서 유효성 척도인 혈중 IgG 농도는 63% 감소했고, 안전성 지표인 알부민 감소는 관찰되지 않았다. 알부민 수치가 낮으면 간 기능이 크게 저하된다.
임상 1상은 무작위로 배정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피하주사(SC) 제형의 IMVT-1402 및 위약을 투여해 환자군별로 용량을 늘리며 단회 투여(SAD) 혹은 반복 투여(MAD)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이번에 발표된 임상 중간 결과는 100mg, 300mg, 600mg에 대한 단회투여(SAD) 및 300mg의 반복투여 결과다.
단회 투여 결과 IgG 감소율은 앞서 진행된 바토클리맙 임상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혈청 알부민도 베이스라인 대비 유의한 감소나 LDL-C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관찰된 모든 이상반응(AE)은 경증 또는 중등도로 나타났다. 300mg 투여군 반복투여 결과 총 IgG 감소율은 63%로 나타났다. 혈청 알부민은 투여 전(베이스라인) 수치 이하로 감소하지 않았다. LDL-C도 베이스라인의 수치를 초과하지 않았다.
개발 중단과 추진을 가를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신호를 포착한 셈이다. 600mg 반복투여군의 데이터는 이번에 나오지 않았는데 최근 투여를 시작했다는 게 이 회사의 얘기다.
피트 살즈먼 이뮤노반트 대표는 “이번 임상 1상 IMVT-1402 결과는 앞서 진행된 영장류 연구에서 관찰된 결과와 일치한다”며 “오는 11월에 추가로 반복 투여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승원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한올이 개발한 두번째 FcRn 항체가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하루 빨리 다음 임상단계로 진입해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에 더 나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한올바이오파마의 주당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가는 3만7000원, 현대차증권의 목표가는 4만9000원이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 모두 고무적”이라며 FcRn항체 치료제 내에서 가장 우수한 효과를 자랑하는 경쟁 신약(Best-in-class)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평가했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권사 11개사를 커버하는 이뮤노반트는 한올바이오파마가 기술 이전한 물질만 파이프라인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IMVT-1402의 가치 상승은 곧 한올바이오파마의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면서 강력 매수 의견을 냈다.
☞FcRn억제제
FcRn은 상피세포에 존재하는 면역글로불린G(IgG)의 방어수용체로, 혈청 내 IgG 항체와 알부민(Albumin)의 소멸을 막는 역할을 한다. 또 세포 표면에서 IgG 항체에 결합해 IgG 항체가 엔도솜에서 분해되기 전에 다시 세포 밖으로 이동시킨다. 즉 FcRn억제제(항체)는 FcRn에 결합해 FcRn의 역할을 억제해 IgG 항체의 분해를 촉진시켜 혈중 IgG농도를 감소시키는 기전이다. 이를 통해 IgG 항체가 유발하는 병원성 자가항체의 체내 축적과 혈액 외부 조직으로의 확산을 억제해 궁극적으로 자가면역질환을 완화·치료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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