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긴요. 일해야죠”…경기 불황에 추석 연휴 잊은 인천 소상공인

27일 오전 10시께 찾은 인천 서구 마전동의 한 카페. 가게 주인인 민모씨(26)는 미리 준비한 ‘영업합니다’라고 쓴 종이를 출입문에 붙이고 있었다. 추석과 개천절까지 이어지는 6일간의 연휴를 앞두고 하루도 쉼 없이 정상 영업한다는 것을 손님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오랜만에 찾아오는 긴 연휴지만,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귀성’은 다소 먼 얘기다.
민씨는 “긴 연휴지만, 가게 월세 마련을 위해 휴일에도 나올 계획”이라며 “연휴 기간 가게가 쉬는 줄 아는 동네 손님들을 놓칠까 봐 잘 보이는 큰 글씨로 문구를 써 붙였다. 지난해에는 충청도로 가족을 만나러 갔었지만, 이번 추석은 어쩔 수 없이 카페에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부평구 삼산동의 한 정육식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식당 대표 이용석씨(43)는 두 자녀만 따로 전라도행 버스에 태워 보낼 계획이다. 연휴에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평소에는 오후에 직원이 나와 아내가 오전에만 근무하고 집에 들어가 아이들을 돌봤는데, 연휴에는 직원이 없어 하루 종일 둘이 같이 있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 불황에 장사가 예년같지 않으니 한 푼이라도 더 벌려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추석과 개천절까지 이어지는 6일간의 연휴를 앞두고 있지만,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다.
통상 소상공인들은 명절 전날까지는 장사를 위해 가게 문을 열고, 그 이후에는 고향을 찾거나 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추석에는 휴무 대신 장사를 이어가는 소상공인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이덕재 인천상인연합회장은 “유독 이번 명절 연휴에는 6일 내내 가게 문을 열고 장사를 이어가겠다는 소상공인들이 많다”며 “전통시장만 봐도 절반 이상으로 집계됐으며, 나머지 소상공인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님들이 쉬지 못 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 서로 상생하는 지역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시명 기자 sm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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