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골패' 시즌 4호골 황희찬, 골 넣을 때마다 팀은 패배...울브스, 2부 입스 위치에 2-3 충격패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황희찬이 골을 넣으면 패한다. 황희찬이 시즌 4호 골을 터트렸지만, 팀은 또 좌절했다.
울버햄튼은 27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영국 입스위치에 위치한 포트먼 로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3라운드에서 입스위치에 2-3 역전패를 당했다. 울버햄튼의 EFL컵 여정은 3라운드에서 마무리가 됐다.
울버햄튼은 3-4-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황희찬, 사샤 칼라이지치, 파블로 사라비아가 공격 라인을 형성했고, 중원 4명은 휴고 부에노, 토미 도일, 비바카르 트라오레, 맷 도허티가 짝을 이뤘다. 토티 고메스, 산티아고 부에노, 조니 오토가 3백을 이뤘고, 골키퍼 장갑은 댄 벤틀리가 꼈다.
울버햄튼은 이른 시간 먼저 웃었다. 전반 4분 사라비아가 우측면에서 황희찬을 보고 크로스를 보냈다. 이를 입스 위치 수비수가 앞에서 커트했다. 흐른 공이 칼라이지치에게 향했고, 곧바로 다시 황희찬에게 패스를 보냈다. 공을 잡은 황희찬은 왼발로 강력한 슈팅을 쏴 선제골을 터트렸다. 시즌 4호 골이었다.
울버햄튼이 계속해서 분위기를 가져갔다. 울버햄튼은 전반 15분 코너킥 공격에서 부에노의 헤더를 골키퍼가 막아냈지만, 세컨드 볼을 고메스가 밀어 넣으며 점수 차를 벌렸다. 하지만 입스 위치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28분 하네스가 내준 킬러 패스를 쇄도하던 오마리 허친슨이 니어 포스트로 강하게 차 넣으며 만회골을 터트렸다.
입스 위치가 스코어의 균형을 맞췄다. 전반 39분 이번에도 하네스의 패스를 받은 프레디 라다포가 문전에서 침착한 마무리를 보여주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결국 양 팀은 전반에만 도합 4골이 나오며 후반을 맞이하게 됐다.
승부의 균형은 비교적 이른 시간 기울어졌다. 후반 13분 하네스의 패스를 받은 잭 테일러가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려 득점에 성공했다. 역전에 성공한 입스 위치는 후반 막판까지 울버햄튼의 공세를 잘 틀어막으며 결국 3-2로 승리했다.
이날 선발 출전했던 황희찬은 후반 24분 파비오 실바와 교체돼 벤치에 앉게 됐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날 황희찬은 1골, 볼 터치 32회, 패스 성공률 84%, 키 패스 1회, 롱패스 3회(3회 성공), 경합 4회(2회 성공), 피파울 2회 등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평점 7.3점을 받으며 팀 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즌 4호 골에도 불구하고 팀은 또다시 패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울버햄튼은 황희찬이 득점한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황희찬은 2라운드 브라이튼전 교체 투입돼 곧바로 골망을 흔들며 울버햄튼의 올 시즌 첫 골을 신고했지만, 팀은 1-4로 패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맞대결에서 시즌 2호골을 넣었지만 당시에도 2-3으로 졌다.
황희찬은 강팀 리버풀을 상대로도 선제골을 넣었다. 지난 16일 열린 리버풀과의 맞대결에서 황희찬은 선제골을 터트렸음에도 불구하고 울버햄튼은 수비가 무너지며 결국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결국 황희찬은 골을 넣은 4경기에서 팀은 모두 패하는 징크스가 생겼다.
물론 울버햄튼이 황희찬이 득점하지 않은 경기에선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울버햄튼은 1승 1무 4패의 부진한 성적을 겪고 있다. 개막전을 일주일 앞둔 시점 감독 교체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울버햄튼은 개막전 6일을 남겨둔 상황에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갑작스럽게 팀을 떠났다. 결국 급하게 오닐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오닐 감독은 지난 시즌 본머스를 이끌고 15위의 성적을 낸 감독이다.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 속에 오닐 감독은 큰 기대를 받았지만, 지금까지 성적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황희찬은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 중이다. 황희찬은 2021년 여름 라이프치히를 떠나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했다. 데뷔전부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황희찬은 지난해 9월 치러진 PL 4라운드 왓포드전에서 교체 출전하며 데뷔골을 신고했다.
데뷔전 데뷔골은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빠르게 적응을 마친 황희찬은 뉴캐슬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렸고, 리즈전에도 득점을 기록했다. 브루노 라즈 감독 역시 황희찬을 매 경기 선발로 출전시키며 신뢰를 보여주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팬들이 뽑은 10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이러한 활약에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완전 영입하며 2026년까지 동행을 이어나가게 됐다. 황희찬은 팀의 믿음에 보답하며 EPL 30경기에 나서 5골 1도움을 기록했다. 울버햄튼 내 득점 2위이자 역대 한국 선수의 EPL 데뷔 성적으론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시즌은 라즈 감독에서 훌렌 로페테기 감독으로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다. 로페테기 체제에서 황희찬이 지닌 멀티성은 큰 효과를 봤다. 황희찬은 주로 좌측 윙포워드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대표팀에서는 우측에서 뛰기도 했다. 또한 과거 잘츠부르크, 라이프치히에서는 최전방으로 나서는 경우도 있었다. 로페테기 감독은 이러한 황희찬의 가치를 알아보고, 한 경기에서도 계속해서 포지션에 변화를 주며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계속해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흐름이 좋을 만하면 부상으로 쓰러졌다. 황희찬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부상이 잦은 편에 속한다. 황희찬은 프로 데뷔 이후 공식 집계된 부상은 이번이 20번째다. 축구통계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총 9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바 있다. 함부르크 임대 시절에도 4차례 부상을 신고했고, 그중 힘줄 부상으로 43일을 결장(7경기 결장)한 것이 가장 길었다.
라이프치히 시절에도 장기 부상을 입은 바 있다. 황희찬은 2020-21시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약 42일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당시 10경기를 결장했다. 울버햄튼 이적 이후에는 6번째 부상이다. 황희찬은 2021-22시즌에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49일(6경기 결장)을 전력에서 이탈한 바 있다.
유독 햄스트링 부상이 잦은 황희찬이다. 지난 시즌에도 두 번의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바 있다. 황희찬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황희찬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대표팀 합류 이후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황희찬은 우루과이와 가나전에 뛰지 못했다. 다행히 포르투갈전 교체 투입돼 역전골을 넣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 2월 당했던 부상은 한 달의 회복 기간을 거쳐 복귀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3월 열린 복귀전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교체 출전했다. 황희찬은 교체 투입 1분 만에 동점골을 터트리며 여전한 골 감각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빠른 복귀는 오히려 독이 됐다. 황희찬은 한 경기만을 소화한 뒤 다시 부상으로 쓰러졌다. 결국 황희찬은 3월 A매치 소집에도 참여하지 못하며 회복에 집중해야 했다. 당시 황희찬은 다시 한 달 간의 재활을 거쳐 4월 첼시전 복귀했다. 이후 브렌트포드, 에버턴을 상대로 득점을 터트리며 좋은 흐름 속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또다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지게 됐다. 황희찬은 지난 에버턴전 선발 출전했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반 종료 직후 교체 아웃됐다. 다행히 황희찬의 회복 속도는 매우 빨랐다. 황희찬은 곧바로 다음 경기에 복귀했다. 황희찬은 지난 3일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맞대결에 교체로 투입돼 후반 15분 투입했고, 득점까지 터트렸다.
부상만 없다면, 꾸준히 좋은 폼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울버햄튼은 현재까지 리그 기준 7골을 넣었는데 그중 3골이 황희찬의 득점이다. 팰리스와 리버풀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 황희찬은 PL 데뷔 이후 첫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게 됐다. 황희찬이 리그 득점(11골) 가운데 절반 이상인 6골은 지난 3월 이후 터졌다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또한 황희찬이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은 뒤, 3시즌 동안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됐다. 축구통계매체 '옵타'에 따르면 황희찬은 울버햄튼 이적 이후 리그 11골을 넣었다. 후벵 네베스가 해당 기간 10골로 공동 1위에서 2위로 밀려났고, 다니엘 포덴세(8골), 라울 히메네스(6골)이 그 뒤를 이엇다. 다만 황희찬을 제외하면 3명의 선수는 모두 울버햄튼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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