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증하는 이주민 어쩌나…유럽서 국경 통제 목소리 거세[딥포커스]
유럽 각국 정계서도 반(反) 이주민 여론 강화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이탈리아와 발칸 반도를 거쳐 유럽으로 입국하는 불법 이주민이 급증하면서 유럽 각국에서 국경을 걸어 잠가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더 유러피언 컨서버티브(The European Conservative)는 유럽 국가간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국경통행 자유화 협약인 솅겐조약에 가입된 국가 간에도 임시 국경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등 유럽 전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레로 독일은 폴란드·체코와 단기간 국경 통제를 고려하고 있으며, 오스트리도 이탈리아와의 국경에 이와 같은 조처를 할 계획이다. 폴란드 정부는 25일 슬로바키아에서 들어오는 차량에 대해 검문을 한다고 발표했다.
낸시 페이저 독일 연방내무부장관은 빌트 암 존탁과의 인터뷰에서 국경 통과 시 임시 검문소를 설치하는 것이 인신매매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독일 당국은 올해 8개월 동안 불법적으로 국경을 통과하는 사례가 7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2년 한 해 동안 9만2000건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올해의 수치는 작년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망명 신청 건수(올해 1~8월)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7%나 증가했다.
반면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11만2000명이었던 망명 신청자 수가 올해 상반기에 3만5000명으로 줄었다. 세르비아와의 국경 통제 강화와 엄격한 비자 정책 시행으로 인한 결과로 보인다.
2015년 유럽 난민 사태 이후 국경에 임시 검문소를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 독일은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에서, 오스트리아는 헝가리·슬로베니아와의 국경에서 임시 검문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와 덴마크, 스웨덴도 2015~2016년부터 임시 국경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EU 회원 23개국과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로 구성된 솅겐 지역 내에서는 자유롭게 국경을 넘을 수 있지만,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할 때 각 국가는 내부 국경에서 일시적으로 국경 통제를 다시 도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국경 통제를 강화하면서 지목한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란 무엇일까.
덴마크는 독일과의 국경을 통제한 이유로 "이슬람 테러 위협, 조직범죄, 밀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불규칙한 이주"를 내세웠다. 스웨덴의 경우에는 "이슬람 테러 위협"을, 프랑스도 "테러 위협"과 셍겐 조약으로 인한 "불규칙한 입국 흐름 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특히 중앙 지중해 루트를 통한 이주민의 수가 급증했다. 유럽 국경 및 해안 경비대 프론텍스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첫 8개월 동안 코트디부아르, 튀니지, 기니 국적자가 대부분인 11만4000명이 중앙 지중해 루트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6% 증가한 수치다. EU의 모든 외부 국경에서 적발된 불법적인 국경 통과 건수는 18% 증가한 23만 2000여건으로 집계됐다.
중앙 지중해 루트로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민들은 이탈리아 남단의 섬 람페두사를 주로 거치게 된다. 올해 들어 배를 타고 이주민들이 이곳에 몰려들면서 유럽 국가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정계 내에서도 반(反)이주민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수 성향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정부는 불법 이주민들을 최대 18개월까지 구금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이주민 대책 패키지를 지난 18일 승인하는 등 고강도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2월에 이탈리아는 국제적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주민 구조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르면 구조선은 지중해에서 유럽행 이주민을 구조한 후 지정된 항구로 떠나야 한다. 구조선을 운영하는 국제구호단체는 그들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로 이주민에 대해 차갑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20일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람페두사섬 상황에 대해 이탈리아 측에 "난민을 프랑스와 좋은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로 돌려보낼 준비가 돼 있다"며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오는 30일 총선을 앞둔 슬로바키아에서도 국경 통제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지지율 1위인 로버트 피코 전 슬로바키아 총리는 "슬로바키아 영토로 유입되는 불법 이주민들의 흐름을 막지 않는 한 슬로바키아 내부의 상황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 발언했다. 그러면서 최근 구금된 불법 이주민 수가 1년 전보다 9배나 급증한 2만7000여명에 달한다고 근거를 들었다.
슬로베니아의 중도 우파 야당인 '슬로베니아 민주당'(SDS)도 정부에 "이주민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비난하며 군대를 국경에 배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로액티브에 따르면 7월 말까지 슬로베니아 경찰은 약 2만6900건의 불법 국경 통과를 기록했으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1만100건에 비해 급증한 것이다.
다만 유럽 내에서도 이러한 반(反)이주민 흐름에 반대하는 여론도 존재한다. 아니타 히퍼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국경 통제의 재도입은 공공 정책이나 내부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확인된 경우 예외적으로 엄격히 제한되어야 하며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유럽행 이주민들이 거쳐 가는 관문과 같은 도시인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를 방문하면서 지중해가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민들의 거대한 묘지가 됐다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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