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아들과 찍은 ‘가족사진’?…알고보니 독거노인 10년 후원한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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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사는 한 어르신의 벽에 걸린 가족사진 액자.
또 그는 외사계에 근무하면서 다문화가정에 무료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지원 업무를 맡았는데, 이때 사진사에게 부탁해 자신이 후원하던 어르신들과도 소중한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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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10년 선행 이어와...경찰, 표창장 수여
본지에 “대단한 일 아니고 칭찬받을 만한 사람도 아냐” 겸손 보여
홀로 사는 한 어르신의 벽에 걸린 가족사진 액자. 사진 속엔 어르신과 아들처럼 보이는 듬직한 청년이 있었는데, 사실 이 두 사람은 실제 모자 관계는 아니다. 바로 어르신을 10년간 후원해 온 아들 같은 경찰관이었다.
25일 대전 유성경찰서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남몰래 매월 독거노인들을 후원한 외사계 소속 문단비 경사(38)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그의 선행은 지난 13일 노인복지관 한 직원이 경찰서 누리집에 모범 경찰 추천 글을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문 경사는 2014년 대전서구노인복지관을 통해 연결된 독거노인들에게 매달 후원금을 보내고, 명절에는 후원 물품이나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다른 일을 해오다가 2014년 경찰이 된 문 경사는 첫 부임지인 둔산경찰서 관내에 있던 해당 복지관을 방문했다고 한다. 독거노인을 후원하고 싶어 했던 문 경사에게 복지관이 관내 2명의 독거노인을 연결해 줬고, 그렇게 문 경사와 어르신들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문 경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소명의식을 갖고 경찰이 됐다”며 “이후 외사계에서 근무하면서 지역 사회 내 독거노인·다문화가정과 같은 소외계층들을 많이 만나게 됐고 필요한 분들께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선행 배경을 설명했다.
또 그는 외사계에 근무하면서 다문화가정에 무료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지원 업무를 맡았는데, 이때 사진사에게 부탁해 자신이 후원하던 어르신들과도 소중한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그후 어르신의 집 벽에 문 경사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 걸린 것이다. 이들에게 문 경사는 아들이나 다름없다.
그는 둔산경찰서에서 유성경찰서로 옮긴 이후에는 후원 독거노인을 1명 더 늘려 총 3명의 어르신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남몰래 1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꾸준히 선행을 이어오면서도 그는 항상 겸손했다. 문 경사는 기자의 관련 질문이 이어질 때마다 “대단한 일도 아니고 칭찬받을 만한 사람도 못 된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그는 “후원 물품을 전달해 주신 복지관 직원분이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을 찍어 보내주셨을 때, 뿌듯하면서도 어르신이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에 나 또한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오히려 코로나19 이후 어르신들을 잘 챙겨드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별것 아닌 일이 갑자기 널리 알려져서 부끄럽고 한편으론 부담스럽다”며 “그저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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