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NOW] 한국나이 39살 한선수, 국가대표 은퇴 시사…그리고 남긴 쓴소리 "모든 것이 변해야 한다"

신원철 기자 2023. 9. 27. 11: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한선수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마지막 국가대표라고 했다.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샤오싱(중국), 신원철 기자] "마지막 대표팀인데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기는 하다."

한선수(대한항공)가 '긴급소집'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37살 나이에 2022-23시즌 MVP에 오르고, 지난 세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가져온 한국 최고의 세터가 태극마크를 내려놓기로 했다. 네 번째 아시안게임에서 노 메달에 토너먼트 첫 경기 탈락이라는 결과를 안고.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은 26일 오후 중국 저장성 샤오싱 차이나텍스타일시티 체육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 배구 남자 7-8위 결정전에서 꽉 찬 풀세트 경기를 펼친 끝에 세트스코어 3-2 (29-27, 19-25, 25-19, 21-25, 15-8)로 이겼다. 24일부터 펼쳐진 순위결정전 전승, 7위로 아시안게임을 마쳤다.

▲ 한선수 ⓒ곽혜미 기자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한선수는 대회를 마무리한 기분에 대해 "이미 벌어진 일을 주워담을 수는 없다. 다음 세대는 더 나은 환경, 좋은 지원 속에서 대표팀이 꾸려졌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얘기했다. '쓴소리'의 복선이었다.

한국의 메달은 일찌감치 좌절됐다. 지난 22일 파키스탄에 세트스코어 0-3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순위결정전으로 밀렸다. 하필이면 23일 대회 개막식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아시안게임은 이제 시작인데, 한국은 메달 가능성이 사라진 채 순위결정전에 나서야 했다. 순위결정전에서는 바레인과 태국, 인도네시아를 꺾고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선수는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가 마지막 대표팀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끝까지 맏형으로서 즐겁게 웃으면서 하려고 했다. 그래도 (끝까지 후배들을)끌고가야 했다. 아직 경기가 남아있으니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하자 그런 마음으로 했다"고 밝혔다.

또 "그리고 미안하다.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고, 도와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 다음에는 우리가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도록 모든 것들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것'에 힘을 줬다. 한선수는 '정말 많은 것이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 같다'는 말에 "맞다. 너무 많다. 그래서 지금 이런 자리에서 말하기는 어렵고, 아무튼 정말 모든 면이 다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답을 이어갔다.

▲ 남자 배구 대표팀. ⓒ 연합뉴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승리 제물'로 여겼던 상대들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인도에 11년 만에 졌고, 파키스탄에는 프로 선수가 출전한 대회 첫 패배라는 수모까지 당했다. 한선수는 "아시아 팀들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이제는 확실히 '엄청나게' 좋아진 게 보였다. 공 다루는 기술도 키도 좋아졌다. 그러니까 우리가 힘들어지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뭔가 짜여진대로 나가는 것도 아니고, 만들어진 팀으로 나가는 느낌이 아니어서 많이 아쉽다"고 했다. 한선수는 지난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러다 아시안게임을 약 3주 남기고 대표팀에 전격 합류했다.

그는 "내가 뭔가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편하게 생활하는 것들, 그런 점들을 도와주려고 노력했다. 경기 안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로 도와주자고 하고 왔는데…많이 아쉽다. 나도 마지막 대표팀인데 금메달까지 갈 수 없어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아주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다음 세대의 국가대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다음 세대는 그 다음 세대의 주인공들이 이끌어가는 거다. 그 세대의 문화는 그 세대가 만들어야 한다. 앞에 뛰는 선배, 프로선수를 무조건 따라하기 보다는 그냥 자기 것을 만들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아니라, 어른들을 향한 쓴소리로 들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