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골프클럽탐방기]해리 케인도 반한 그곳! 100년 역사 웬트워스를 가다

이건 2023. 9. 2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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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웬트워스

[웬트워스(영국 서리)=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은 올 여름 자신의 저택을 하나 짓기 시작했다. 당시 케인은 토트넘과의 계약 만료를 1년 남겨놓고 있었다. 케인의 메시지 하나하나에 영국 언론은 큰 의미를 실어 보도했다. 케인이 짓고 있는 저택의 위치가 이슈가 됐다. 토트넘의 훈련장이 있는 엔필드 지역과는 상당히 멀었다. 차로 50분 이상 걸리는 런던의 서쪽 부촌인 웬트워스 지역이었다. 첼시의 훈련장이 있는 코밤에서 차로 15분 거리였다. 때문에 케인이 첼시로 이적하는 것이 아니냐는 보도들이 줄을 이었다. 첼시에는 토트넘에서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부임한 상태였다. 케인과 포체티노 감독의 재회, 여기에 케인의 새 집이 첼시 훈련장 근처라는 점에 큰 의미가 찍혔다.

그러나 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첼시가 아니었다.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첼시 이적설은 낭설에 불과했다. 그러면 케인은 왜 웬트워스 지역에 저택을 짓기 시작했을까. 이유는 하나. 골프. 바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웬트워스 골프 클럽 때문이다. 케인 그리고 영국 내 축구 스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웬트워스 골프 클럽을 직접 다녀왔다.

사진제공=웬트워스

웬트워스는 런던에 산재해있는 일반 골프 클럽이 아니다. 나폴레옹을 막아냈던 제 1대 웰링턴 공작인 아서 웰즐리(영국의 총리)의 처남이 거주하던 성이었다. 이후 라몬 카브렐 스페인 사령관, 1대 모렐라 백작,1대 테어 후작이 소유했다. 후작이 죽자 그의 아내가 1922년부터 주변땅을 사들이고 골프장을 짓기 시작했다. 전설적인 골프 코스 디자이너인 해리 콜트가 디자인했다. 1924년 이스트코스가 완성되면서 웬트워스의 역사가 시작됐다.

클럽하우스로 들어갔다. 하나의 성(城)이었다. 웰링턴 공작가의 사람, 그리고 귀족들이 연이어 보유했던 저택다웠다. 큰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1926년 티잉 구역을 그린 그림이었다. 33명이 있었다. 테드 레이, 월터 헤이건, 토미 아머, 헨리 코튼 등 익숙한 이름들이 즐비했다. 당시 디 오픈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미국과 영국 선수들이 몰려 대회를 열었다. 미국과 영국의 대항전. 1년 후 이 대회는 라이더의 지원 아래 정기적인 대회, 라이더컵으로 발전했다. 라이더컵은 미국과 GB&I(영국과 아일랜드)간의 대결로 진행되다 1979년부터 미국과 유럽의 대결로 확장했다. 라이더컵이 시작된 곳이 바로 이 웬트워스였다.

유명 대회와 유명 골퍼들이 이 곳에서 샷을 날렸다. 게리 플레이어, 어니 엘스, 세베 바예스테로스, 닉 팔도, 콜린 몽고메리, 롤리 매킬로이, 안병훈 등이다. HSBC 월드 매치 플레이, BMW PGA 챔피언십, 월드컵, 커티스컵이 열렸다. BMW PGA 챔피언십이 계속 이곳에서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우리에게는 안병훈이 2015년 이곳에서 열린 BMW 챔피언십에서 21언더파, 코스 레코드로 우승한 것이 유명하다.

웬트워스에는 4가지 코스가 있다. 3개의 18홀(웨스트, 이스트, 에든버러 코스)과 1개의 9홀(이그제큐티브 코스)이다. 에든버러 코스는 1990년 지어졌다. 유서가 깊은만큼 DP월드(전 유러피언) 투어 본사도 있다. 유럽 골프의 핵심 헤드쿼터인 셈이다.

사진제공=웬트워스

에든버러 코스에서 샷을 시작했다. 레이아웃은 한국에 가까웠다. 링크스(해안), 히스 랜드(내륙) 코스와는 달랐다. 높게 솟은 나무, 부드러운 잔디, 숨어있는 그린이 특색이었다. 그린 주변에 작은 번과 포트 벙커가 다수 위치했다. 그린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번이나 벙커에 빠졌다. 보라색 야생화로 일궈진 헤더들도 즐비했다. 에든버러 코스는 존 제이컵스가 설계했다. 게리 플레이어와 버나드 갈라허의 조언을 받았다. 번, 포트 벙커, 헤더가 많아 재미를 더했다. 이런 재미로 인해 많은 축구 스타들이 방문한다고 한다. 해리 케인을 비롯해 벤 데이비스, 가레스 베일 등도 이곳의 멤버라고 한다. 관계자는 "케인도 종종 와서 이곳에서 골프를 친다. 은퇴 후에는 주변에 집도 있으니 더 자주 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웬트워스 골프 클럽은 그렇게 영국을 대표하는 클럽으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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