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2년하고도 구속 못 시킨 검찰... "정치공작" 야당 목소리 더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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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검찰은 2년간 계속해 온 이 대표 수사의 사실상 첫 관문(이 대표 구속)을 넘지 못하고 뼈아픈 좌절을 맞게 됐다.
2년간의 전방위적 수사 끝에 헌정사상 초유의 제1야당 당대표 구속영장 청구라는 강수를 뒀지만, 사법처리의 첫 문턱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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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여론에 영장 또 청구 어려울 듯
사건 마무리해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
"영장 못 받는 사건을 2년 수사"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검찰은 2년간 계속해 온 이 대표 수사의 사실상 첫 관문(이 대표 구속)을 넘지 못하고 뼈아픈 좌절을 맞게 됐다. 2년간의 전방위적 수사 끝에 헌정사상 초유의 제1야당 당대표 구속영장 청구라는 강수를 뒀지만, 사법처리의 첫 문턱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27일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은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대북송금 의혹 사건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한 뒤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혐의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 대표를 직접 겨누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고, 영장을 다시 청구하면 국회 체포동의안을 또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검찰이 재차 영장 청구 시도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검찰이 이 대표를 수사선상에 올리기 시작한 건 대선 국면이던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부터다. 검찰은 이후 약 2년간 이 대표를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하고 전방위 수사를 이어갔다. 처음에는 대장동 민간업자들을 위주로 수사하던 검찰은 지난해 말 이 대표의 '성남 라인'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차례로 구속하며, 이 대표를 향한 포위망을 좁혀왔다. 이 대표는 "검사 약 60명 등 수사인력 수백명을 동원해 2년이 넘도록 제 주변을 300번 넘게 압수수색 하는 등 탈탈 털었다"고 주장했다.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게 검찰 입장이었지만, 야당은 언제나 "검찰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해 왔다. 수사 대상인 이 대표가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득표율보다 단 0.7%포인트 모자란 유력 후보였고, 제1야당 당대표인 동시에 21대 대선 출마도 노리는 차기 주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①대장동 의혹과 ②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에 대한 국회의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에도 수사를 오히려 확대하고 ③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④대북송금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검찰과 야당의 신경전은 더 격화됐다. 장외 설전도 일상이 됐다.
이 대표 역시나 자신을 향한 수사에 대해 "야당 탄압을 위한 정치 검찰의 공작"이라고 주장해 왔다. 국회 표결 하루 전인 20일에는 조금 더 수위를 높여 "검찰은 지금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며 "중립이 생명인 검찰권을 사적으로 남용해 비열한 '정치공작'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지만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이 야당의 정치 공세를 피해갈 여지도 좁아졌다. 검찰은 구속영장 기각과 유죄 입증은 별개의 문제라고 항변하지만, 이렇게나 광범위하게 수사하고서도 구속영장을 받아내지 못한 데 대한 책임론이 나오지 않을 리 없다.
물론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로 진행된 재판에서도 유죄가 인정된 사건은 숱하게 많다. 그러나 이 대표 관련 사건의 구조상 이 대표 구속에 실패한 검찰은 잔여 사건에 대한 수사 동력 역시 유지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법원에서 기각 사유로 설명했듯 직접 증거가 부족하고 진술이나 증언 등 인적 증거를 중심으로 구성된 사건이 많아,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따라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 번복이 잇따라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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