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때 통과된 ‘대북전단 금지법’…헌재 “표현의 자유 위축”
“표현자유에 형벌권 과다행사
위험 발생은 북한 조치 때문
전단 살포자에게 책임 전가”
또 헌재는 과거 문재인 정부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며 주된 논리로 들었던 ‘안보 위험 초래’에 대해서도 주객이 전도된 논리라고 지적했다. 대북전단 살포에 따른 접경 지역 긴장 유발은 전적으로 북한의 적대적 조치에 의해 유발되는 것이지 살포 행위 자체에 의한 게 아니라는 결론이다.
헌재는 26일 선고를 마치며 낸 결정문에서 “(전단 살포에 따른 ) 위해나 위험 의 발생은 전적으로 북한의 적대적 조치, 즉 보복성 무력행사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해당 법률이 “북한의 적대적 조치로 초래되는 위해나 심각한 위험 발생의 책임을 전단등 살포 행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20년 4~6월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북한 상공으로 대북 전단 50만여 장을 날리고,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쓰레기들의 광대놀음(대북 전단 살포)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라”고 맹비난하자 불과 4시간 만에 “대북 전단 금지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법안은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민주당에서는 “대북전단 살포가 남북 간 무력 충돌을 유발한다”며 그해 12월 법안 통과를 강행했다.
헌재 판단이 당분간 남북 관계에 추가적인 긴장관계가 조성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위헌 판결이 당장 남북관계를 구조적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지는 않겠지만 돌출적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북한에서 군 복무하는 10~30대는 배급보다는 시장에 더 익숙한 세대로 북한 수뇌부 입장에서 대북전단은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된다”며 “북한 정권이 이번 헌재 판결 자체를 두고 문제를 삼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대북단체들이 대북전단을 날리고 이에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매우 호전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연구원의 서보혁 연구위원은 “문재인정부 당시 입법 시행된 대북전단금지법은 접경지역뿐 아니라 전국에서의 대북전단 금지한다는 점, 처벌의 과도하다는 점이 문제시돼 왔다”면서도 “당장 이번 위헌 판결로 대북전단이 이뤄질 경우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권, 행복추구권, 경제활동에 대한 위축 문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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