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문에서] 현실적 동반자, 외국인 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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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년 전 일이다.
정부가 2021년 1월 외국인 근로자 주거시설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농촌사회에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외국인 근로자의 무단이탈로 골치를 앓고, 깻잎 수확시기마저 놓쳐 금전적으로 큰 손실을 본 경남 밀양의 한 시설농가는 '고용주는 안중에 없는 고용허가제'에 질려 올해는 계절근로자제를 선택했다.
생산인구가 줄면서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농촌에는 외국인 근로자가 전체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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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년 전 일이다. 정부가 2021년 1월 외국인 근로자 주거시설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농촌사회에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열악한 농촌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그 일을 계기로 본지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제도 대해부’라는 5부작 탐사기획 시리즈를 연재했다.
현장에서 만났던 농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농가 규제 위주인 고용허가제의 폐단을 지적하며 계절근로자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책 없는 외국인 근로자의 태업과 무단이탈, 농한기에도 꼬박꼬박 줘야 하는 월급, 사실상 숙소를 새로 지어야만 근로자를 받을 수 있는 고용허가제에 농민들은 두손 두발 다 들었다.
당시 외국인 근로자의 무단이탈로 골치를 앓고, 깻잎 수확시기마저 놓쳐 금전적으로 큰 손실을 본 경남 밀양의 한 시설농가는 ‘고용주는 안중에 없는 고용허가제’에 질려 올해는 계절근로자제를 선택했다. 8개월간의 근무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간 외국인 근로자를 다시 고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계절근로자제도는 필요한 시기에 고용이 가능하고 경제적 부담도 줄어 고용한 농가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생산인구가 줄면서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농촌에는 외국인 근로자가 전체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무단이탈 사태가 끊이지 않고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사회적 문제로 번지면서 고용주와 전국의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몸살을 앓아왔다.
나라살림연구소가 ‘2017∼2022년 지자체별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계절근로자는 2017년 1085명에서 2022년 1만2027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탈자도 18명에서 1151명으로 크게 늘었다. 계절근로자는 지자체에서 근로자를 모집하고 체류 관리까지 하는 만큼 지자체의 역량에 따라 이탈 규모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외국인 계절근로자 무단이탈률 제로(0)를 기록한 강원 홍천과 경북 경주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홍천군은 지난해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545명 입국했지만 무단이탈은 단 1명도 없었다. 올해는 926명 중 1명만 이탈했다. 비결은 브로커 없이 외국 기초자치단체와 협약을 통해 근로자를 데려오고, 결혼이민여성 가족을 초청하는 두가지 방식에 있다.
먼저 강도 높은 면접으로 우수한 인력을 선발하고 출국 전에 철저히 교육한다. 농가와 근로자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결혼이민여성을 도우미로 활용한다.
올해 처음 계절근로자제를 도입한 경주시는 근로자를 전원 결혼이민여성 본국 가족으로 선발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활동하는 국제교육구호재단 월드채널과 협력해 면접 등 꼼꼼한 선발방식으로 검증된 인력을 뽑고 철저히 신원을 보증한다. 입국 전후 교육을 통해 근로자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 해당 국가 출신 결혼이민여성을 통역으로 배치한 것도 주효했다.
일손이 부족한 농번기에 단기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계절근로자제도에 대한 농가 호응이 좋다. 다만 농작업에는 어느 정도 숙련기간이 필요한데, 초보 계절근로자가 숙련기간을 거치면 정작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다. 농작물을 한창 수확할 때 본국으로 돌아가는 일이 생기는 이유다.
현재 최대 8개월로 연장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체류기간을 10개월로 늘려 농민이 농사 준비부터 수확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재배 환경별로 계약기간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한번 채용했던 계절근로자가 다시 입국할 땐 절차를 간소화해 현장에 빠르게 투입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
노현숙 전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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