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가족도 못 만나요”…산불 이재민 고통 여전
[KBS 강릉] [앵커]
한가위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할 생각에 명절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산불 이재민들은 좀처럼 흥이 내기 어렵습니다.
강릉 경포동 산불이 발생한 지 어느덧 반년이 다 돼가지만, 이재민 대부분은 여전히 컨테이너 주택 등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4월 산불이 휩쓸고 간 강릉의 한 주택과 펜션.
건물 두 동은 모두 잿더미가 됐고, 80대 노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을 앞두고 고인을 그리는 가족들의 슬픔은 배가됩니다.
[전찬기/'경포동 산불' 피해 주민 가족 : "어머니 혼자 계시면 우울증 비슷하게 계속 울기만 하세요. 그래 가지고 이번 아버지 돌아가시고 첫 명절이잖아요."]
이재민들이 머물고 있는 컨테이너 10여 동이 모인 작은 마을은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습니다.
24제곱미터 비좁은 공간 탓에 추석에도 대부분 가족이 따로 모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김윤겸/'경포동 산불' 피해 주민 : "사실 나 혼자 있기도 힘든데, 친척들이 모여 가지고 할 수 있다는 그건 얘기도 안 되고 이래서…."]
불편한 임시주택 생활이지만, 불어난 건축비에 대출 이자까지 새로 집을 지을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홍정표/'경포동 산불' 피해 주민 : "일정한 금액은 전소된 사람들한테 대출을 원활하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이자도 좀 감면해줬으면 좋겠고."]
일부 피해 주민들이 산불 원인과 책임을 두고 준비 중인 한국전력을 상대로 한 소송도 기약이 없습니다.
[최양훈/강릉산불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 "저희들 생활은 여전히 그때와 똑같습니다. 아무것도 원상복구가 전혀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살아가는 데 많이 힘이 듭니다."]
강릉 경포동 산불 피해 이재민은 모두 425명.
이 가운데 60%인 254명은 다섯 달이 넘은 지금도 컨테이너 주택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구민혁
정상빈 기자 (normalbe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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