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된 美대선..바이든, 트럼프에 하루 앞서 파업 UAW 전격 방문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9. 2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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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미국 최대 규모 노조인 AFL-CIO 행사에 참석해 2024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첫 유세를 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미국) ap=뉴시스 /사진=ap=뉴시스

결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먼저 미시간 디트로이트를 찾는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 경쟁의 최대 라이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하루 앞서 전미자동차산업노동조합(UAW)을 만나기로 했다. 현직 대통령이 노조를 지지해 파업 현장을 찾는 최초의 사례로 전해졌다.

UAW가 파업을 시작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에 오는 27일 미시간 방문 계획을 세우고 노조 측과 일정을 조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앞서 UAW를 위해 백악관 관리 2명을 미시간에 보내기로 했지만 계획은 이행되지 못했다. UAW 지도부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데다 워싱턴에서 노사 교섭을 중재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다시 판단해서다.

하지만 최대 라이벌인 트럼프가 미시간 방문 계획을 노출하자 백악관의 호흡이 가팔라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현 대통령인 바이든이 전 대통령 트럼프에 밀리는 것으론 나타나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국가에 대한 비전만큼 정치적 스타일도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주요 경합주에 있는 강력한 유권자 집단에게 서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경쟁하는 것은 이번 선거가 처음이라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노동자들에게 정책적 실패를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노조에 "기억하라, 그 사람(바이든)은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아 중국이나 다른 외국에 주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당신들 직업을 유지하고 당신들을 부자로 만들 것"이라고 부추겼다.

바이든 선거 캠프의 대변인 암마르 무사는 이에 대해 "어떤 이기적인 사진 촬영도 트럼프가 노조 노동자들을 버리고 그의 부유한 친구들과 함께한 4년을 지울 수 없다"고 맞대응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수석 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바이든 대통령의 미시간 방문은 그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밀러는 이어 "이것은 바이든의 정치적 기반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바이든의 미시간 방문이 트럼프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미시간은 2024년 바이든 재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합주로 평가된다. 미시간은 2016년에는 트럼프를 지지했고, 2020년에는 바이든을 승리하게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 방문에서 UAW 노조위원장인 숀 페인과 함께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트럼프는 노조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어 숀 페인과의 동행 모습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숀 폐인은 지난주 "우리는 월급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억만장자와 백만장자를 계속 선출할 수 없다"며 트럼프를 겨냥했다. UAW는 최근까지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해왔는데 지난 5월 전기차 전환정책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바이든 재선에 대한 지지는 보류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미국에서 기후 규제를 제안했는데 이는 현재 5.8%에 불과한 신규 승용차의 3분의 2를 2032년까지 전기 자동차로 바꾸는 계획이 주요 골자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에는 파업 노동자들 편에 서서 회사측과 대립하며 중재자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전일 성명에서 "임금 인상이나 근무 시간 단축 ,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의 모회사인 스텔란티스 등 디트로이트 자동차 제조사 3곳의 혜택 확대를 요구하는 노조에 확고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자동차 산업이 침체됐을 때 UAW가 엄청난 희생을 했다"며 "회사들이 당시 파산하자 노조는 연금부터 모든 것을 기부했고 자동차 산업을 구했기 때문에 업계가 다시 활기를 띈 지금은 그 혜택을 나눠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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