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0승 투수가 19승 KBO 초특급투수와 대등하게 싸우다니…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MD창원]

창원=김진성 기자 2023. 9. 2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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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국/마이데일리
김건국/마이데일리
김건국/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네요.”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26일 창원 NC-KIA전 중계 초반에 이렇게 얘기했다. 정확한 표현이었다. NC는 이날 전까지 26경기서 19승6패 평균자책점 2.13, 156⅔이닝 동안 181탈삼진에 피안타율 0.205, WHIP 0.97이라는 극강의 성적을 지닌 ‘절대 에이스’ 에릭 페디를 선발투수로 냈다.

반면 KIA는 대체 선발투수 김건국이 나왔다. 이의리가 항저우아시안게임에 가지 않고, 마리오 산체스가 돌아오면서 극적으로 선발진 완전체를 갖췄다. 그러나 이번주와 다음주 더블헤더에, 불규칙한 최근 스케줄로 대체 선발이 필요한 날이다.

페디/NC 다이노스
페디/NC 다이노스

결과적으로 다윗이 사실상 골리앗을 이겼다. 김건국은 4⅔이닝 5피안타 2탈삼진 1실점했다. 6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의 페디와 대등하게 승부했다. 물론 투구 결과만 볼 때 페디의 판정승인 건 맞다. 그러나 두 투수의 위상, 경쟁력을 감안할 때 이건 김건국이 사실상 판정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건국이 5회 2사까지 NC 타자들을 공략하며 페디와 대등하게 붙었기 때문에 KIA가 경기후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사실 김건국은 10일 광주 LG전서도 4.1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볼넷 5실점했으나 4회까지는 안정적인 투구였다. 그러나 이날은 무너질 듯하면서도 무너지지 않았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김건국의 투구를 바라보며 “기본에서 벗어나는 부분이 없다”라고 했다. 특히 컷패스트볼에 주목했다. 이날 NC가 제공한 투구분석표에 잡히지 않았지만, 김건국은 기본적으로 커터를 즐겨 사용했다. 움직임이 지저분하다며, NC 타자들이 타이밍을 못 잡는다고 평가했다.

실제 NC 타자들은 김건국의 커터와 포심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여기에 김건국은 포크볼도 기습적으로 사용했다. 1회 무사 1루서 박민우를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한 게 컸고, 4회 박민우와 박건우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뒤 권희동과 오영수를 포크볼로 범타와 삼진 처리하면서 포효했다.

김건국은 "투구할 때 다른 생각없이 매 이닝 공격적으로 투구하려고 했던 것 이 팀 승리의 발판이 된 것 같다. 긴 이닝을 던지겠다는 욕심보다는 매 이닝 전력투구를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 피칭 디자인을 가져갔고, 태군이 리드도 좋아 오늘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고 생각해 만족스럽다. 현재 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선수단 모두가 경기 전부터 부족한 부분은 서로 도와주면서 경기를 풀어가자고 대화를 했고, 그런 마음이 모여 오늘 승리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사실 페디도 페디했다. 8월31일 광주에서 3이닝 8피안타 3탈삼진 3볼넷 7실점으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실점, 최소이닝 소화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은 주무기 스위퍼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KIA 타자들을 압박했다.

특히 페디의 스위퍼는 움직임이 빠르기 때문에 타자가 꺾이는 타이밍을 잡기 어렵다. 이순철 위원은 도저히 게스히팅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단. 94구로 6이닝을 소화한 뒤 1-1 동점이던 7회에 올라오지 않았다.

경기 전 강인권 감독은 페디의 다음 등판 시점을 확신하지 않았다. 그러나 94구, 6이닝으로 자른 건 결국 일요일, 내달 1일 대전 한화전 등판을 의식했다는 얘기다. NC로서도 KT와 2위 싸움을 하기 위해선 페디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김건국/마이데일리
김건국/마이데일리

페디는 이날 승수쌓기에 실패하면서 여전히 19승이다. 대신 8개의 탈삼진을 추가해 189탈삼진, 평균자책점 2.10이다. 통산 8번째 20승-1점대 평균자책점 동반 도전에 이어, 1986년 선동열에 이어 37년만의 20승-1점대 평균자책점-200탈삼진 도전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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