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5명 사망’ 헝가리 유람선 참사 선장 5년6개월형

1심 선고…카플린스키 선장 “평생 안고 살아야 할 비극”

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국인 관광객 25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람선 침몰 사고를 낸 선장이 1심에서 징역 5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부다페스트 지방법원은 과실로 수상교통법을 어겨 대규모 사상자를 낸 혐의로 유리 카플린스키 선장에게 징역 5년6개월을 선고했다. 카플린스키 선장은 2019년 5월29일 다뉴브강에서 대형 유람선 바이킹 시긴호를 운항하다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와 추돌 사고를 유발하고, 사고 후에도 구조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같은 해 10월 기소됐다.

사고 당시 한국인 관광객과 가이드 등 33명을 태우고 야경투어에 나섰던 허블레아니호는 바이킹 시긴호에 후미를 들이받혔다. 그 충격으로 유람선이 순식간에 가라앉으면서 한국인 관광객 25명과 헝가리인 선장 및 승무원 2명이 숨졌다. 한국인 승객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조사 결과 바이킹 시긴호는 허블레아니호 추월을 시도하면서 무전 교신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추돌 후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하는 상황이었는데도 제때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구조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는 이날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았다.

카플린스키 선장은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다 2020년부터 가택연금으로 전환됐다. 그는 이날 법정 최후진술에서 “이 끔찍한 비극의 기억에서 단 한순간도 벗어날 수 없고 잠도 잘 수 없다. 이것이 내가 평생 안고 살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헝가리 유람선 참사 유가족들이 2020년 바이킹 시긴호와 허블레아니호의 선주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