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3만가구 더 짓고, 일정도 당긴다
정부가 26일 내놓은 공급 대책의 핵심은 3기 신도시의 물량을 확대하고 공급 일정을 당기는 것이다. 인천 계양과 남양주, 하남 등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3기 신도시 5곳에 아파트를 추가로 건설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불안을 차단하는 게 목적이다. 특히 내년에 공공 분양주택 1만 가구 사전 청약도 실시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들의 선택지는 넓어지게 됐다.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는 물론, 인허가 절차 축소(패스트트랙) 등을 동원해 공급 속도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역대 신도시 중 서울과 가장 가까운 3기 신도시 공급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실수요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선 정부의 공급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3기 신도시·신규택지로 5만가구 추가 공급
정부는 3기 신도시 내 주거용지 비율과 용적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3만가구 이상의 주택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3기 신도시가 1·2기 신도시에 비해 공원 등 비주거용지의 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주택이 늘어도 난개발 우려는 없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3만가구에 대해서는 지자체와의 협의가 마무리돼 무리가 없다”며 “분양 물량이 늘어나면 조성 원가가 줄어들어 전용면적 85㎡ 아파트 기준으로 분양가도 2500만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11월 8만5000가구 규모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도 발표한다. 당초 내년 상반기 중 6만5000가구 규모로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주택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시점을 앞당기고 규모도 늘렸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신규 택지 대부분 수도권이며, 1만5000~2만가구 규모 미니 신도시급 택지도 일부 포함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민간 사업이 지지부진한 택지를 공공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5000가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또 위례신도시 등 기존 공공주택에 대해 올 연말 5000가구, 내년 1만가구 규모로 사전 청약도 받는다.
공공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패스트트랙’도 도입된다. 도시계획 차원인 지구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주택 사업계획을 병행해 인허가 기간을 최대 6개월 단축하고,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지방 공기업이 추진하는 500억원 이상 사업은 타당성 검토가 면제돼 10개월 이상 기간이 줄어들 전망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올해 중 3기 신도시 5곳의 부지조성 공사를 시작하고, 인천계양은 주택 착공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3기 신도시 입주는 2030년은 돼야 가능할 전망인데, 정부가 서두른다면 2027년 쯤에 첫 입주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빌라·오피스텔 건축비 지원
신도시 등 공공택지는 대규모 공급이 가능하지만 후보지 발표 후 입주까지 최소 5년 이상 걸려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이에 정부는 단기 공급 공백을 매우기 위해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에 대한 인센티브도 내놨다. 앞으로 1년간 한시적으로 건설자금을 가구당 7500만원씩 3.5% 금리로 제공하고, 건설공제조합을 통해 PF 보증도 제공하기로 했다. 지하철역 반경 500m 이내에 건설하는 도시형생활주택에 공유차 시설을 설치하면 주차장 의무 설치 기준이 가구당 0.6대에서 0.4대로 줄어든다.
정부는 도심 아파트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비사업 관련 제도들도 정비한다. 공사비 분쟁 관련 표준계약서를 작성해 조합에 제공하고, 조합 총회를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 시스템도 도입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비아파트까지 공급 대책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방향은 맞지만 내용이 너무 소극적”이라며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려면 비아파트는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등 보다 전향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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