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또 무자격 업체가 구조 도면 작성…‘이면 계약’으로 재하청
[앵커]
벽식 구조로 지어지고 있는 LH 아파트 단지에서도 철근이 빠진 사실이 드러났다는 소식 어제(25일) 전해드렸습니다.
설계부터 잘못됐던 것으로 결론이 났는데, KBS가 취재 결과 자격도 없는 업체가 도면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지숙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인천 검단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
사람이 살아야 할 주거동 지하층 외벽에서 철근이 많게는 절반 넘게 빠졌습니다.
문제는 설계 시점부터 시작됐습니다.
도면에 지하층을 지상층으로 잘못 표기한 겁니다.
[감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설계 자체가 잘 못 돼 있었어요. 구조 계산을 하지 않아도 그냥 봐도 이거는 좀 아닌데…"]
건물 하중 등을 계산할 수 있는 구조기술사가 도면 작성을 맡아야 하지만, 실제 작성업체는 기술사가 없는 무자격 업체였습니다.
[구조설계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구조 기술자가 도면을 그려야 한다는 지침이 없을 당시에 한 계약인데요. 이후에 바꾸지 않고 그대로 진행해서 계산만 담당했던 거로 보여집니다."]
앞서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인천 검단 신도시의 또 다른 아파트, 이후 무량판 구조 전수 조사에서 무더기 철근 누락이 확인된 이곳에서도 무자격 업체가 도면을 작성했습니다.
무자격 업체를 지정한 곳은 건축 사무소.
구조기술사가 있는 설계 업체와 계약을 맺은 뒤 무자격 업체에 재하청을 준 겁니다.
이런 이면 계약은 LH가 발주처인 현장에선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철근이 누락된 단지 5곳을 담당했던 다른 설계 업체도 도면은 모두 무자격 업체가 담당했습니다.
건축사무소가 무자격 업체에 도면을 맡기면 하청업체인 설계업체에 줄 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인데, 백지에 기술사 도장만 찍어준 설계 업체도 있습니다.
[강대식/국회 국토교통위원/국민의힘 : "건축사의 하청 구조인 건축 구조 기술사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하고 건축 카르텔을 혁파해서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LH는 불법 하도급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하고, 해당 업체들에 사실 관계를 확인해 경찰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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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기자 (jskim8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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