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세계에 한국문학 전하는 '안톤 허' 번역가···첫 에세이 출간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지난해 세계적인 문학상인 부커상 국제 부문 후보에, 한국 작품인 '저주토끼'와 '대도시의 사랑법'이 동시에 올랐습니다.
두 권 모두 한 사람이 번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세계무대에 한국 문학을 알리고 있는 안톤 허 번역가가 최근 에세이집으로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직접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저희 시청자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안톤 허 / 한국문학 번역가
예, 안녕하세요.
저는 번역가이자 영문학 소설가인 안톤 허라고 하고요.
이번에 정보라 작가님이 쓰신 '저주토끼'가 그리고 제가 번역한 '저주토끼'가 전미 도서상 문학 번역 부문에 1차 후보로 올랐습니다.
서현아 앵커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려오신 걸로 유명한데 최근에 첫 번째 에세이집을 내셨습니다.
제목이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이 책을 쓰시게 된 이유가 궁금한데요.
안톤 허 / 한국문학 번역가
쓴 이유는 굉장히 간단하고요.
저희 출판사에서 써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출판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이걸 누가 읽지? 저는 정말 좀 의아했었고요.
지금도 솔직히 조금 의아해 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번역가의 에세이집이라고 하면 또 내용이 궁금해지는데요.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읽혀지길 바라십니까?
안톤 허 / 한국문학 번역가
저는 좀 재미있게 읽혔으면 좋겠어요.
저는 되게 무거운 사람이 아니거든요.
독자분들이 그냥 가볍게 그냥 재밌는 이야기다라고 생각을 하시면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어디인지도 궁금한데요?
안톤 허 / 한국문학 번역가
책에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 뒤에 제가 프린스턴대학교, 옥스퍼드대학교 그리고 미들버리 칼리지에 가서 강연을 한 강연문을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을 해서 넣었거든요.
저는 그냥 이거를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 넣은 부분인데 의외로 독자분들의 반응이 좋아서 저도 이제 넣기를 잘했네, 다시 보니까 되게 애정이 가는 부분인 것 같아요.
서현아 앵커
네, 지난해 이 번역가님께서 영어로 옮긴 정보라 작가님의 '저주토끼'와 박상영 작가님의 '대도시의 사랑법'이 나란히 부커상 후보에 올라서 화제가 됐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일인데 당시 소감 한번 여쭤보고 싶어요.
안톤 허 / 한국문학 번역가
저는 뭐랄까 제가 쓴 책에서도 나오지만 그냥 좀 처음에는 기쁘다가 그다음에는 황당했어요, 두 번째 책이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그래서 이게 가능한 것인가 되게 의아했었고 이게 또 전미도서상 이번에 후보에 올랐을 때는 좀 느낌이 달랐던 게 뭐냐면 이 1차 후보 때 제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책을 후보작을 낸 거라서 이 거대한 아시아 대륙에서 후보작이 하나밖에 안 나왔다는 거는 기쁘다기보다는 더 씁쓸한 기분이 들고요.
그래도 이제 같이 오른 작품들을 보면 우리가 이런 작품들하고 같이 경쟁을 하는구나, 그것이 굉장히 또한 제 스스로가 뿌듯하고 우리 한국 문학도 뿌듯한 어떤 순간이라고 생각을 해요.
서현아 앵커
네, 그렇다면 이 두 작품을 영어로 옮길 때 특별히 신경을 쓰신 점이 있으십니까?
안톤 허 / 한국문학 번역가
'대도시의 사랑법' 경우에는 박상영 작가님이 굉장히 재밌는 분이에요, 실제로 만나보면.
그래서 저는 이 책이 재미있게 읽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울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 책이기도 한데 그 톤이 되게 유머러스한 톤이 있어서 그거를 많이 살리려고 노력을 했고요.
그리고 정보라 작가님 경우에는 전혀 노력을 할 필요 없이 정말 꿈처럼 번역을 했는데 왜냐하면 정보라 작가님의 작품은 되게 번역이 되기 위해서 쓰인 작품 같아요.
왜냐하면 시각도 국제적이고 감각도 국제적이라서 정말 월드 작가셔서 딱히 신경 쓸 것 없이 그냥 정보라 작가님이 쓴 그대로 번역을 하자라는 식으로 제가 번역을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행간의 의미와 톤까지 잘 살려주셔서 아마 독자들에게 사랑받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말씀해 주신 정보라 작가님의 '저주토끼'가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 1차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아시아권 작품으로는 '저주토끼'가 유일한데 이럴 때는 어떻습니까? 번역가로서 보람을 느끼십니까?
안톤 허 / 한국문학 번역가
보람을 느끼기도 한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의 욕심은 아시아 작품, 한국 작품, 여러 작품이 이렇게 올랐으면 좋겠고 제가 아니더라도 실제로 한국 작품이 우리 한강 작가님처럼 이런 상들을 실제로 탔으면 좋겠고요.
그래서 욕심이 생기는 것 같고 저처럼 한 사람만 계속 후보에 오르고 상을 타고, 이게 결코 바람직한 어떤 현상은 아닌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앞으로 아시아 문학, 유색 인종 문학이 좀 더 전진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현아 앵커
유색 인종의 문학이 전진을 했으면 좋겠다, 그런가 하면 번역가로서의 고충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이 한국 문학의 번역 환경에서 달라져야 될 부분도 있을까요?
안톤 허 / 한국문학 번역가
일단 저희가 지원을 좀 더 받았으면 좋겠어요.
책에서도 얘기를 하지만 지원이 반토막이 났고요.
제가 이 문학 번역을 시작했을 때 비교해서 지원을 좀 더 많이 해줬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저희 번역가 중심으로 지원을 좀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한국 출판사 혹은 에이전트한테 많이 지원을 해주고 또 이렇게 지원을 지원할 수 있게끔 길을 열어주는데 번역가에게도 그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저희가 직접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그런 지원은···.
한국어가 이렇게 어려워요.
그런 길들을 좀 마련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방송을 보고 있을 예비 번역가들도 많이 계실 것 같거든요.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안톤 허 / 한국문학 번역가
번역, 통번역은 굉장히 좋은 일이에요.
아직까지도 되게 일이 많고요.
화면 이쪽에 수화로 통역하시는 선생님 계시죠? 어디로 가든 이렇게 통역사가 있고 번역가가 있습니다.
EBS에 나와서 이런 얘기를 하면 안 되는데 수능을 망쳐도 할 수 있는 일이 통번역이 아닌가 해요.
그러니까 외국어와 언어에 되게 관심 있고 애정이 많고 그리고 정말 이 일에 뛰어들고 싶다 하면 얼마든지 도전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우리 번역가님의 다음 계획도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안톤 허 / 한국문학 번역가
네, 저는 휴가를 갈 거예요.
저는 작년 부커상부터 올해까지 정말 1년 반 동안 앞만 보고 뛰어왔기 때문에 계속 마라톤을 뛰어온 느낌이라 좀 쉬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추석 때 여행을 가려고 해요.
바로 내일 출국해요.
너무나도 기대를 하고 있어요.
서현아 앵커
재충전 확실히 하시고 또 앞으로도 전 세계 많은 독자들이 우리 문학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역할 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작가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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