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총 또 2000조 붕괴… `3高`에 이달만 54조 증발

신하연 2023. 9. 2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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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사수해왔던 코스피 시가총액 2000조원이 지난달 말에 이어 또다시 붕괴됐다.

고금리·고유가·강달러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를 짓누른 탓에 이달 들어서만 54조원 넘게 증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강화를 비롯한 각종 이슈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주식시장이 흔들릴 여지가 있다"며 "악재들이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기에 10월에는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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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지난 5월부터 사수해왔던 코스피 시가총액 2000조원이 지난달 말에 이어 또다시 붕괴됐다. 고금리·고유가·강달러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를 짓누른 탓에 이달 들어서만 54조원 넘게 증발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코스피 시총은 1979조48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1일 2100조원대까지 올랐던 코스피 시총은 이후 하락곡선을 그리면서 8월 중순부터 1900조원대로 물러났다.

지난달 28일부터 2000조원대를 회복했으나 이달 지수 약세와 함께 21일부터 1900조원대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매파적 입장을 재확인한 시기와도 맞물린다.

이달 코스피 지수는 3% 이상 급락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소멸된 가운데 국제유가와 달러가치가 치솟으면서 증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제유가는 연저점 대비 30% 넘게 오른 상태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경우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의 감산 영향으로 한 달 만에 10% 이상 급등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106선을 돌파하면서 연고점을 다시 썼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가 위축되면서 달러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한다. 원화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하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투자할 유인도 사라진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이달(1~25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원 가까이 순매도 했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4530억원, 1340억원씩 순매수했으나 지수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전체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의 거래대금도 급감한 상황이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7조원 초반대까지 내려앉았다. 25일 기준 거래대금은 7조4600억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한 7월 6일 36조3480억원 대비로는 80% 가량 줄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공급측 유가 하락 국면에서 마진 하락 및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변수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올해 4분기는 마진 보호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가치주 중심으로 대응하고, 내년 상반기 공급측 유가 요인 약화 및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성장주 대응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강화를 비롯한 각종 이슈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주식시장이 흔들릴 여지가 있다"며 "악재들이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기에 10월에는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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