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거제조선소 `친환경선박 기술 허브` 대변신… 메탄올·암모니아 추진선 수주 확대

이상현 2023. 9. 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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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 '가스텍 2023'에 마련된 삼성중공업 홍보 전시관 (이미지).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올해 본격 가동을 목표로 공사 중인 암모니아 실증설비 (이미지).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해상운송에 대한 국제 환경규제 강화에 맞춰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메탄올과 암모니아 등 대체연료 추진을 위한 선박 개발에도 성과를 내면서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독자 개발한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용 증발가스 회수 시스템에 대한 실증에 성공하고 미국 ABS선급으로부터 결과 증명서를 획득했다. 이 시스템은 환경규제 강화로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LNG 추진선의 연료탱크 내에서 자연 기화되는 증발가스를 재액화하고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이다. 회사측은 이를 통해 LNG 추진선의 연료 소모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유럽~아시아 운항 컨테이너선에 이 시스템을 탑재하면 한번 운항할 때마다 약 30여톤의 LNG 연료와 60여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산화탄소 60톤은 승용차 500대가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때 발생하는 규모다.

회사는 또 최근 HMM, 파나시아, 한국선급 등과 협업해 선박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OCCS) 통합실증 연구를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이들 4개사는 올해 안으로 HMM이 실제 운항중인 21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OCCS를 직접 탑재하고 해상 실증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실증 연구는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데, 하루 24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액화 후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의 OCCS가 탑재된다. 삼성중공업은 파나시아와 설계부터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함께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실증 기간동안 컨테이너선의 배기가스로부터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육상에서 스마트팜과 드라이아이스 제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탄소 포집·저장(CCS)은 그동안 사용하고 있었던 화석 연료를 한 번에 줄일 수 없기 때문에 탄소 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삼성중공업은 또 지난 6월 거제조선소에 암모니아 실증설비 제조 승인을 받고 착공에도 돌입했다. 암모니아 실증설비는 거제조선소 내 1300㎡(약 380평) 부지위에 신규 조성하는 암모니아 종합 연구개발 설비다.

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제조·저장·수송이 용이한데다,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들기 때문에 친환경 시대의 무탄소 선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연료다. 특히 이번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내 지어지는 암모니아 실증설비에는 실선화에 반드시 필요한 연료공급 시스템을 비롯해 재액화 시스템, 배출저감 시스템 등 파일럿 설비 등이 모두 갖춰진다.

회사는 2019년부터 선사나 선급, 엔진 제조사 등과 공동으로 암모니아 추진 선박 기술 개발을 지속해 왔으며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선사인 MISC, 영국 로이드 선급과 함께 암모니아 추진 유조선 건조를 목표로 사업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실선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거제조선소를 친환경 기술 허브로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이달 5일부터 9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스에너지 산업 전시회 '가스텍 2023'에서는 다양한 미래 친환경 전략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중공업은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모델을 중심으로 LNG·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등의 기술력과 경쟁력 등을 소개했다. 이와함께 부유식 풍력·원자력(SMR) 발전설비 등 미래 친환경 제품을 비롯해 디지털트윈 기반 자율운항 기술, 스마트 선박 등 신기술 개발 현황 역시 고객들에게 적극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열린 가스텍 2023에서 래티스테크놀로지사와 격자형 압력탱크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격자형압력탱크는 기존 실린더형이나 구형으로만 가능했던 고압력 탱크를 직육면체 박스형 등 원하는 형태로 제작할 수 있어 공간 배치 효율성이 높고, 압력용기 사이즈가 커져도 재료의 두께가 유지돼 대형화에 유리한 장점이 있는 기술이다. 회사는 이를 활용해 액화이산화탄소 저장 용량은 키우고 비용은 낮춘 새로운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과 부유식 이산화탄소 저장설비 모델도 개발할 계획이다.

장해기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은 "삼성중공업은 에너지 트랜지션에 선제적 대응 가능한 미래 제품 기술 개발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경제성 확보에 주력, 실선화를 앞당겨 글로벌 탄소 배출 감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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