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로 집 사고… 2금융권 대출로 노후… "대출부실 위험" [빚에 허덕이는 가계]
韓 GDP 대비 가계부채 101.7%
집값 오르고 대출 늘며 상승전환
청년층 취약차주 비중·연체율 ↑
■2·4분기 가계신용 GDP 101.7%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4분기 기준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신용(대출+외상거래) 비율은 101.7%를 기록했다. 1·4분기(101.5%)보다 소폭 상승했다. GDP 대비 가계신용비율이 상승한 건 지난해 2·4분기 이후 1년 만이다. 기업신용비율도 전분기(123.0%)보다 오른 124.1%를 기록했다. 외환위기(113.6%), 글로벌 금융위기(99.6%) 당시 수치를 넘어서는 것이다. 취약차주 비중이 높은 청년층에서는 주택 관련 대출이 늘었다. 30대 이하 청년층 1인당 주택 관련 대출금액은 올해 2·4분기 5504만원으로 집계됐다. 3년 전과 비교해 대출금액이 26.5% 불어난 것이다.
1인당 가계대출금 7927만원 중 주택 관련대출이 5504만원으로 전체의 69.4%를 차지했다. 신용대출은 1457만원으로 약 30%였다. 주택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던 지난해 하반기에도 청년 1인당 주택 관련 대출금은 계속 늘어 5400만원을 돌파했다. 올해 1·4분기 소폭(61만원) 감소했다가 올해 2·4분기 다시 늘어 5500만원을 넘어섰다. 실제 2·4분기 청년층 주택매입비중은 33.1%로 40대(32.5%), 50대(19.9%)보다 더 높았다. 이런 가운데 청년층의 취약차주가 더 늘고 있다는 게 문제다. 2·4분기 기준 청년층의 취약차주 비중은 7.2%로 다른 연령층(6.0%)에 비해 높다. 잠재 취약차주 비중도 17.8%로 타 연령층(16.9%)보다 높다. 청년층 취약차주 연체율은 8.41%로 1년 전(5.80%)과 비교해 2.61%p 올랐다.
'또 다른 약한 고리' 고령층의 경우 경기부진에 따른 대출부실이 우려된다. 2금융권에서 빌린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이 높은데 경기부진으로 상환능력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2·4분기 기준 고령층의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은 30.8%로 다른 연령층(19.5%)에 비해 높았다.
대출금액은 늘고 있는 반면 소득은 타 연령층에 비해 낮아 부실 우려가 있다. 고령층의 1인당 개인사업자대출금은 2·4분기 기준 3840만원으로 1년 전(3584만원), 2년 전(3268만원)과 비교해 증가세다. 하지만 1인당 평균 소득을 100이라고 할 때 고령층 자영업자 소득은 98.9로 중장년층(112.2)에 비해 낮았다.
■"손 놓으면 부채비율 더 오른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 금융불안 수준을 평가하는 금융불안지수(FSI)가 반등했다. 지난해 채권시장 불안으로 10월 23.3까지 올랐던 FSI는 올해 6월 14.6까지 떨어졌다가 8월 16.5로 상승했다. 중장기적 금융불균형 정도를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 또한 전분기(43.3) 대비 소폭 오른 43.6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채와 자산가격이 오르면서 불균형 위험이 커진 셈이다.
한국은행은 부채비율 축소를 위한 정책대응을 강조했다. 가계부채는 정책대응이 없을 때 매년 4~6%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명목 GDP 성장률이 연간 4% 이하일 경우 가계부채비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당분간은 대출 증가세를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향후 금융불균형 확대 흐름을 완화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은행들의 차주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고, 개인사업자 대출 규제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안착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부과 △주택공급 관리 △분할상환 대출 비중 확대 등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와 가계부채의 질적구조 개선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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