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책임지겠다”던 한동훈 장관, 부실 인사검증 책임져야

한겨레 2023. 9. 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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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망언과 비리 의혹이 갈수록 태산이다.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들을 보면, 도대체 인사검증을 하기는 한 건지 의구심이 든다.

신 후보자의 망언은 그가 국방부 장관을 맡아선 안 될 사람임을 스스로 증명한다.

지난해 인사정보관리단이 창설될 때 논란이 일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바뀐 제도를 옹호하면서 "(인사검증을 거친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지탄이 커지면 내가 책임을 져야 될 상황이 생기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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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인사청문회]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왼쪽부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9월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장관 인사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망언과 비리 의혹이 갈수록 태산이다. 연일 쏟아지는 낯 뜨거운 뉴스에 국민 스트레스도 이만저만 아니다. 신 후보자는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치하)보다 행복했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는 귀를 의심케 하는 망언이 추가로 드러났다. 공직자백지신탁 제도를 비웃는 ‘주식 파킹’(우호적 제3자에게 주식을 맡기는 행위)을 한 김 후보자는 “성공한 기업인을 범죄자로 만드느냐”며 오히려 언론을 탓한다. 앞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도 10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 재산신고 누락, 자녀 상속세 탈루 등 여러 비리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들을 보면, 도대체 인사검증을 하기는 한 건지 의구심이 든다.

신 후보자의 망언은 그가 국방부 장관을 맡아선 안 될 사람임을 스스로 증명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를 “사회·경제·철학적으로 혁명”이라 주장하고,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쿠데타’는 “나라를 구해야 되겠다고 나왔다”고 했다. 쿠데타 주역을 감싸고 항일독립투사를 폄훼하는 사람에게 국가안보를 맡길 수 있나. 또 김 후보자는 온갖 비리 의혹에도 전혀 부끄러움을 모르고, 덮어놓고 ‘가짜뉴스’라는 식의 뻔뻔한 태도도 일관했다. 여당 안에서조차 ‘장관이 아니라 오히려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윤 정부의 잇단 ‘인사 참사’는 전적으로 대통령실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부실 검증 탓이다.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담당하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을 지금은 법무부가 맡고 있다. 지난해 인사정보관리단이 창설될 때 논란이 일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바뀐 제도를 옹호하면서 “(인사검증을 거친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지탄이 커지면 내가 책임을 져야 될 상황이 생기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낙마 사태가 발생하자 “정무적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만 했을 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고,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사태를 반복한다. 한 장관은 늘 남에겐 추상같고, 자신에겐 봄바람 같다. 온갖 권한은 다 챙기고 책임은 안 진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회에서 작정하고 야당 의원들을 조롱하고 말싸움한 것 외에 실무에선 도대체 뭘 했는지 아는 국민들이 별로 없다. 지금까지 고위공직자 후보자들 면면을 보면, 인사검증 업무에 대한 무능도 도드라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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