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같은 곳이라고?” 산이 통째로 사라진 울릉도 풍경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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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흙과 암반이 드러난 위로 각종 건설기계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이곳.
경북 울릉군 남쪽 울릉읍과 서면 경계에 위치한 가두봉이다.
그러나 울릉공항이 이곳 앞바다에 들어서기로 결정되면서 가두봉은 과거의 모습을 뒤로 하고 매일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가두봉을 발파해 나온 돌덩이와 흙들로 공항 부지를 매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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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누런 흙과 암반이 드러난 위로 각종 건설기계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이곳. 경북 울릉군 남쪽 울릉읍과 서면 경계에 위치한 가두봉이다.
이 모습만 보고서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가두봉도 원래 빽빽하게 나무가 들어선 멋진 산 봉우리였다.
그러나 울릉공항이 이곳 앞바다에 들어서기로 결정되면서 가두봉은 과거의 모습을 뒤로 하고 매일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산봉우리를 깎아야만 하는 이유는 울릉공항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바다를 메워서 짓는 공항이기 때문이다. 가두봉을 발파해 나온 돌덩이와 흙들로 공항 부지를 매립한다.
가두봉을 없애도 바다를 메우기는 역부족이다. 가두봉을 깎아 나오는 암석과 토사는 매립에 필요한 양의 3분의 1 수준이다. 공항이 들어설 곳의 수심이 평균 23m, 최고 31m에 달하기 때문이다. 비슷하게 섬에 지어진 인천국제공항 역시 일부 부지를 매립하기는 했으나 수심이 1m 가량으로 얕았다.
심지어 매립해야 할 부지도 늘어났다.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규모에서 80인승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도록 확장하는 방향으로 설계가 변경됐다.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하나도 없는 국내 항공 시장 여건 상 수익이 날 수 있는 최소 규모다.
원래 계획 대로라면 길이 1200m, 폭 140m의 활주로를 만들면 됐지만 설계를 바꾸면서 폭을 10m 늘리고 활주로 양쪽에 90m 길이의 착륙대도 설치한다.
당장 주민들은 가두봉을 깎는 과정에서 먼지 날림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봉우리 꼭대기에서 해안가로 흙과 돌을 밀어내면서 엄청난 먼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취지다. 이들은 울릉공항주민연대를 결성, 울릉군 등에 피해를 최소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절취 공사가 마무리된 이후 복원도 과제다. 인천공항 인근에도 항공기 운항 안전과 토석 채취 등을 위해 잘려 나간 오성산과 을왕산의 복구가 여전히 미뤄지고 있다.
가두봉이 사라지면서 지형이 바뀌는 데 따른 우려도 있다. 황정환 전 경주대 울릉학연구소장은 “울릉공항이 들어서는 사동리는 모래가 많은 동네”라며 “가두봉이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는데 사라지면서 일대 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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