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으로 안보위험'은 주객 전도"
"표현자유에 형벌권 과다행사
위험 발생은 북한 때문인데
전단 살포자에게 책임 전가"
헌법재판소가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과된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위헌'이라고 결론을 내리며 '국가가 표현의 자유에 지나친 형벌권을 행사하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전단 살포 금지행위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위축시킬 뿐더러 여기에 국가가 형벌을 행사하겠다고 나서는 것 또한 과도하다는 것이다. 또 헌재는 과거 문재인 정부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며 주된 이유로 들었던 '안보 위험 초래'에 대해서도 주객이 전도된 논리라고 지적했다. 대북전단 살포에 따른 접경 지역의 긴장 유발은 전적으로 북한의 적대적 조치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지 살포 행위 자체에 의한 게 아니라는 결론이다.
헌재는 26일 선고를 마치며 낸 결정문에서 "(전단 살포에 따른) 위해나 위험의 발생은 전적으로 북한의 적대적 조치, 즉 보복성 무력행사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해당 법률이 "북한의 적대적 조치로 초래되는 위해나 심각한 위험 발생의 책임을 전단 등 살포 행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헌재는 이어 "북한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접경 지역에서 도발을 감행했는데, 전단 등 살포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찾기는 어렵다"며 "전단 등 살포가 금지·처벌된다고 해서 북한의 적대적 조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이로써 접경 지역 주민의 안전이 확보될 것인지, 나아가 남북 간 평화통일의 분위기가 조성될 것인지 단언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4~6월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북한 상공으로 대북전단 50만여 장을 날리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쓰레기들의 광대놀음(대북전단 살포)을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라"고 맹비난하자 불과 4시간 만에 "대북전단 금지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법안은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북전단 살포가 남북 간 무력 충돌을 유발한다"며 그해 12월 법안 통과를 강행했다.
헌재 판단으로 당분간 남북 관계에 추가적인 긴장 관계가 조성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위헌 판결이 당장 남북 관계를 구조적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지는 않겠지만 돌출적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북한에서 군에 복무하는 10~30대는 배급보다는 시장에 더 익숙한 세대로 북한 수뇌부 입장에서 대북전단은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된다"며 "북한 정권이 이번 헌재 판결 자체를 두고 문제를 삼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대북단체들이 전단을 날리고 이에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매우 호전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26일 "헌재의 위헌 결정을 환영한다"며 "지난 정부에서 남북관계발전법을 졸속으로 개정해 우리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되고, 북한 주민의 알 권리도 침해되고 있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 남북관계발전법 관련 조항 개정 노력에 적극 협력해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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