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17분 마라톤 영장심사 … 李 "세상의 공적돼 억울" 최후진술
지팡이 짚은채 말없이 법정으로
檢 '1600쪽 의견서'로 구속 자신
오전 백현동 개발 특혜 혐의
오후 대북송금·위증교사 공방
영장심사 후 서울구치소 대기
법원 앞 보수·진보집회 충돌
이화영 작성한 '李탄원서'
교도관이 제출 막아 실랑이
◆ 이재명 운명의 날 ◆

2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팡이를 짚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측과 종일 날선 공방을 벌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가 출석한 이후 영장심사가 곧바로 시작됐고, 2시간30분가량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먼저 공방이 벌어졌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중 민간의 청탁을 받고 백현동 개발 사업에 특혜를 줘 성남시에 200억원대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사건을 '권력형 지역 토착 비리'로 규정하고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 등을 지적하면서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대표 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이 대표의 '비선 실세'이자 백현동 사업의 로비스트로 지목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의 유착 관계를 부인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정 뒤 이어진 오후 심사에서는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검사 사칭 재판 위증교사 의혹'을 두고 검찰과 이 대표 측이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가 직접 양측에 질문한 뒤 답변을 듣는 과정을 밟고 오후 7시 24분께 심사가 종료됐다. 이날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에 걸린 시간은 9시간17분으로 1997년 영장심사제도가 도입된 이래 두 번째로 긴 시간을 기록했다.
심사를 마친 박균택 변호사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 되고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공적 개발을 추진한 이후 세상의 공적이 된 것 같다"는 취지로 최후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사 과정에서 검찰 측의 위증교사 혐의 관련 녹취 재생도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검찰은 이번 영장심사를 위해서 500장 분량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하고, 재판부에 1600쪽가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찰 측에서는 최재순 공주지청장(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7기) 등 백현동 개발 의혹을 수사한 검사 4명과 김영남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전 수원지검 형사6부장·34기) 등 불법 대북송금 수사팀 소속 검사 4명을 포함해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표 측은 판사 등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대응했다. 기존 변호인인 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21기)를 포함해 부장판사 출신의 김종근 변호사(18기)와 이승엽 변호사(18기) 등 6명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심사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재판부의 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했다.
24일간 단식을 했던 이 대표는 지팡이를 짚은 채 법원에 들어갔고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31분께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녹색병원에서 출발했다.
이 대표는 병원 입구에서 대기 중인 정청래·고민정·서영교·박찬대·서은숙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박홍근 전 원내대표, 조오섭 의원 등 민주당 관련 인사들과 차례로 악수를 했다. 이 대표는 말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고민정·서은숙 최고위원은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차량까지 걸어가는 동안에도 두 번 가량 휘청였다.
이 대표의 영장심사가 진행된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앞은 이 대표 지지 단체와 보수 성향 단체의 집회가 동시에 열리며 긴장감을 형성했다. 법원 일대 도로에는 경찰버스 수십 대가 세워졌고, 곳곳에는 노란색 우비를 입은 경찰 인력이 배치됐다.
앞서 이 대표 지지 단체와 보수 성향 단체는 각각 3000명, 160명 규모로 집회 신고를 했으나 비가 오는 궂은 날씨 탓에 이날 오전 현장에는 100명가량만 모였다. 서울 동작구에서 온 40대 여성 빈 모씨는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며 "사법부도 믿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지지자들 집회 무대에 올라 "최소한의 사법시스템이 살아 있다면 영장이 기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 단체 회원들은 '이재명이 범인입니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이재명 구속" 등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한편 이날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공판에선 이 전 부지사 측이 이 대표의 영장심사와 관련한 탄원서를 제출하려다 교도관이 이를 제지하자 변호인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이 청구한 이 전 부지사의 3차 구속영장에 대한 실질심사도 진행했다. 이번 영장 청구는 이 전 부지사가 본인의 쌍방울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관련해 쌍방울 측에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와 관련돼 있다.
[최예빈 기자 / 위지혜 기자 / 박나은 기자 /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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