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지갑 직장인 "휴~"… 내년 건보료 동결
정부 공공요금 인상 억제 속
복지부 "고물가·고금리 고려"
건보적립금 20조 넘었지만
고령화에 장기전망 먹구름
정부가 전기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 인상 억제에 나선 가운데 내년도 건강보험료가 2017년 이후 7년 만에 동결됐다. 여전히 고물가 우려가 큰 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자극할 수 있는 공공요금 인상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4년도 건강보험료율을 동결하기로 했다. 건보료율 동결은 2000년 7월 국민건강보험법이 시행된 이후 2009년,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강보험의 재정 여건과 최근 물가·금리 등으로 어려운 국민 경제 여건을 함께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건정심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5.1%로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5%까지 높아진 기준금리 또한 건보료율을 동결하기로 결정하는 데 힘을 실었다. 그간 건보료율 동결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건보 적립금이 작년 말 기준 23조8701억원으로 20조원을 넘겨 곳간이 넉넉하기 때문이다. 올해 건보 당기수지도 1조9846억원 흑자로 예상되면서 올해 말 누적 적립금은 25조8547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의료비를 핵심 생계비 중 하나로 꼽으면서 생계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년도 건보료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내년 4월에 있을 총선 등 정치적 이벤트도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표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건보료를 올린다는 게 정치권으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보 재정 흑자에도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앞으로 수급자가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이번 동결 결정은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의 '2022~2031년 중기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건보 지출은 2025년 106조5000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어선 후 2027년 124조5000억원, 2029년 143조원, 2031년 163조7000억원 등으로 늘어난다. 연평균 지출 증가율이 7.4%인 반면, 같은 기간 건보 연평균 수입 증가율은 6.4%에 그쳐 지출 증가율보다 1.0%포인트 낮다. 재정 적자 규모도 2025년 1조5000억원, 2027년 3조9000억원, 2029년 5조4000억원, 2031년 13조6000억원 등으로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4일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건보료율 인상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정 이사장은 "지표를 고려할 때 동결하면 적자가 날 게 뻔하다"고 했다. 복지부는 건보료율 결정을 통해 국민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제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을 수립해 필수의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건보의 재정적 지속가능성도 함께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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