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전동석, 꿈의 무대에 오르다 [SE★초점]

현혜선 기자 2023. 9. 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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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전동석 / 사진=에스앤코
[서울경제]

배우 전동석의 15년 내공이 담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부산에 이어 서울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연일 전석 매진을 이루고 있는 공연에서 전동석은 뛰어난 가창력, 섬세한 캐릭터 해석으로 관객들을 감동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그간 전동석은 다양한 무대에 서며 자신만의 내공을 다졌다.

'오페라의 유령'은 파리 오페라극장을 무대로 천사의 목소리를 타고났지만 태어날 때부터 기형적인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유령이 아름다운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을 짝사랑하면서 펼쳐지는 비극적 이야기다. 뮤지컬계의 전설적인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업계 최고의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가 만든 걸작으로 불린다.

전통이 깊은 '오페라의 유령'은 꿈의 공연으로 불린다. 1986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을 시작해 1099년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까지 각각 10,000회 이상 공연을 달성하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썼기 때문.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공연이다. 상시 공연되지 않는 국내에서는 라이선스로 제작되는데, 2001년 초연, 2009년 재연, 2023년 삼연에 이르기까지 약 23년 동안 3번 공연에 그친다. 특히 삼연은 재연 이후 약 13년 만에 돌아왔기에 더욱 소중하다. '오페라의 유령'의 주인공은 유령 역은 뮤지컬 배우들의 꿈의 역할로 꼽힐 수밖에 없다.

'오페라의 유령' 전동석 / 사진=에스앤코

그렇기에 전동석이 유령 역할을 맡게 된 건 기념비적인 일이다. 전동석 2009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로 데뷔해 '몬테크리스토' '모차르트!' '엘리자벳' '프랑켄슈타인' '팬텀' '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 '드라큘라'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데뷔 후 끊임없이 무대에 서며 자신만의 매력을 만든 것이다. 이 내공은 '오페라의 유령'에서 폭발한다.

전동석은 꿈에 무대에 입성한 점을 두고 행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꼭 만나고 싶었던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매 회 공연에 최선을 다하면서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다"고 기쁨을 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무대에 서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전동석은 "부담보다 꿈에 그리던 작품을 할 수 있는 기대가 더 컸다"고 말했다.

무대에 선 전동석은 유령 그 자체였다. 탄탄한 발성으로 고난도의 넘버를 소화했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유령의 마음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했다.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보여주며 살인도 서슴지 않는 유령의 모습은 자칫 섬뜩하게 다가올 수 있는데, 전동석은 유령의 감정을 충분히 전달하면서 관객들을 설득시킨다. 특히 극 말미 크리스틴을 떠나보내고 오열하면서 노래 부르는 장면은 그의 연기력과 가창력을 모두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오페라의 유령' 전동석 / 사진=에스앤코

전동석이 '오페라의 유령' 무대를 위해 철저히 준비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작품을 준비하는 시작 단계가 제일 힘들었다. 이전에 뮤지컬 '팬텀'을 했다 보니 더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같은 역할이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한 끗 차이가 있다는 점이 나를 고민이 빠지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민에 빠진 전동석의 돌파구는 연출과의 대화였다. '오페라의 유령'의 유령 역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 뮤지컬 배우들이 연기한 바 있다. 전동석은 섬세한 연기에 특유의 디테일을 넣으며 전동식 표 유령을 만들었다는 평을 얻었다. 그는 "연출님께서 '여러 나라에서 공연을 했지만, 전동석의 유령이라는 여정이 흥미롭고 재미있고 궁금하다'고 하더라. 그렇게 말해줘서 정말 편안하고 자유롭게 유령 역할을 그려나갈 수 있었다"고 했다.

오는 11월 '오페라의 유령' 대장정을 마치는 전동석은 오는 12월 뮤지컬 '드라큘라'로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드라큘라'는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흡혈귀 드라큘라 백작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전동석은 유령 역에 이어 죽음을 초월해 한 여인만을 사랑하는 핏빛 순애보를 선보이는 드라큘라 역으로 관객과 만난다. 쉼 없이 무대에 서며 관객들과 만나는 그의 다음이 기대되는 이유다.

"저에게 '오페라의 유령'은 도전이고 새로움이에요. 배우로서 새로운 시작을 열어주는 작품으로 남을 거예요. 여러분들도 하루하루 삶이 바뀌시죠? 저의 하루하루도 매일 바뀌고 있습니다. 극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페라의 유령' 전동석 / 사진=에스앤코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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