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T 사장 "AI 골드러시 시작됐다…연매출 25조 목표"
AI 개인비서 '에이닷' 정식버전 출시...AI로 '직진'
SK텔레콤이 텔코(Telco·통신사업자)에서 'AI(인공지능) 컴퍼니'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한다. AI 인프라와 AIX(AI 전환), AI 서비스로 구성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AI 관련 투자 비중을 3배로 확대해 오는 2028년까지 연매출 25조원을 달성하겠단 포부다.
"AI혁명은 무조건 기회, AI로 직진"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26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바야흐로 AI 골드러시가 시작됐고, AI 혁명은 통신사에게는 무조건 기회"라며 'AI로의 직진'을 예고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인공지능 투자 비중을 33%로 높여 직전 5년간 12%의 약 3배로 끌어올리고, 매출도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회사는 이를 위해 3단계 'AI 피라미드 전략'을 제시했다.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서비스를 만들어 이용자와의 관계를 밀접하게 하는 '자강'(自强)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 모델을 피라미드 단계별로 묶어낸 것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아래층엔 AI 인프라가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멀티 LLM(거대언어모델)의 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다. 유 사장은 "AI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데이터센터는 공급부족과 전력 과다사용, 탄소 배출 급증 등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에너지 절감을 돕는 액침냉각 시스템, 수소 연료전지 등의 에너지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력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국내 데이터센터 규모도 오는 2030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설립한 AI 반도체 업체 '사피온'은 연말까지 차세대 추론용 AI칩인 'X330'을 출시한다. 'X330'은 경쟁사 대비 연산 성능이 약 2배, 전력 효율은 1.3배 우수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멀티LLM 영역에서는 수십년간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능을 고도화하고, 오픈AI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AIX는 통신, IPTV(인터넷TV) 등 기존 주요 서비스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AI 헬스케어, 애드테크(광고기술) 등에서도 AI 서비스를 확장하는 게 골자다. SK텔레콤은 마케팅, 고객센터에 콘택트센터(AICC) 등 AI 기술을 접목해 중장기적으로 20~30%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TV가 시청자를 식별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큐레이션'을 도입해 서비스를 혁신한다는 구상이다.
에이닷 정식버전 출시…"AI 개인비서 선점"
SK텔레콤은 한국어 LLM 기반의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A.)도 이날 정식 출시했다. 작년 5월 베타버전으로 출시한 지 약 1년4개월 만이다. 이는 앞선 'AI 피라미드 전략'에서 최상위에 제시한 AI 서비스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회사는 앞으로 5년간 에이닷 AI 서비스에 전체 투자액의 약 15%를 투입하고 글로벌향 PAA(개인화 AI비서)를 개발하는 등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단순 정보제공과 감성대화를 넘어 통신 기반 다양한 맞춤형 편의 서비스로 영역 확장을 통해서다.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은 "이용자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혁신하고 일상과 AI 서비스 연결을 확대해 나만의 AI 개인비서로 진화하고 있다"며 "향후 금융과 커머스, 여행 등까지 단계별 서비스 확장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에이닷 정식버전은 통신사가 가진 인프라와 기술을 활용한 'AI 전화'를 핵심 서비스로 내세웠다. 통화 맥락 이해와 추론을 기반으로 다양한 AI 서비스와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전 통화 내역을 바탕으로 전화할 사람을 추천하고 통화 중 주고받은 내용을 AI로 분석해 중요한 정보 중심으로 통화 요약도 제공한다.
또 통화 중 약속한 일정을 갤린더에 등록하거나 주소를 공유해주기도 한다. 아울러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 일본어 등 4개 언어에서 양방향 동시통역이 제공된다. 향후 베트남어와 스페인어 등 11개 언어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에이닷에 대해 SK텔레콤의 통신 파트너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서비스 로밍'을 비전으로 내걸었다.
그는 "앞으로 3년 후에는 사람들이 AI 개인비서를 2~3개씩은 쓸 것인데, 예를 들면 구글 것을 쓸 것이냐, SK텔레콤 것을 쓸 것이냐 이야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글로벌 톱티어들의 격전장이 될 AI 개인비서 시장에서 SK텔레콤이 이를 선점하겠다"고 자신했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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