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PE, 유류탱크 운영 UTK 매각나서
내달 예비입찰 진행할듯
매각가 최소 3천억 전망
탱크터미널 운영사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가 10월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매각을 본격화한다. 일정한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인프라스트럭처 자산인 데다가 향후 기업가치 성장도 점쳐져 복수의 글로벌 인프라 펀드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자산운용(맥쿼리PE)은 UTK 매각을 위해 다음달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맥쿼리PE는 이를 위해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3000억~5000억원에 거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UTK는 울산항에 자리한 유류 저장시설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전신은 태영호라이즌으로, 태영그룹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석유회사 에미리트내셔널오일컴퍼니(ENOC)가 공동으로 경영해왔다.
맥쿼리PE는 2017년 태영호라이즌을 약 1000억원에 사들여 UTK를 설립하고 기업가치 제고 작업을 펼쳤다. 총저장 용량은 인수 당시 23만㎘ 규모였으나 2020년 10월 탱크터미널 추가 공사를 통해 46만8000㎘까지 확대됐다. 탱크 수 또한 41기에서 67기로 늘었다.
유관기업 추가 인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볼트온(Bolt-on) 투자도 실행했다. 2020년 12월 예스코와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등으로부터 온산탱크터미널 경영권을 260억원에 사들인 것이다. 온산탱크터미널은 지난해 11억여 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맥쿼리PE의 VCP(Value Creation Plan·기업가치 증진 계획)는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이상 늘었다. 기업가치 산출 근거로 활용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2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 이상 불었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글로벌 인프라 펀드가 꼽힌다. 최근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산업용 가스 기업 에어퍼스트 소수 지분을 매각할 때 복수의 인프라 펀드가 경쟁했던 것처럼 UTK 인수전도 열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인프라 자산인 UTK는 고정적 수입이 발생할 뿐 아니라 향후 가치 제고를 통한 매각 차익도 노려볼 만한 투자처"라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력적 매물이 적은 상황이라 국내외 펀드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적 인프라 투자사인 맥쿼리PE는 한국 시장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4월 MBK파트너스로부터 국내 2위 교통카드 로카모빌리티를 4000억원에 인수했으며, LG CNS 지분 35%, LG그룹 계열사 S&I코퍼레이션의 FM사업부(부동산 시설 관리) 지분 60% 인수 등에 수천억 원을 썼다. 이에 2021년 7200억원 규모로 조성한 5호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모금부터 하는 펀드)를 거의 소진했다. 지난 7월 국민연금 국내 사모투자 분야 PEF 위탁운용사로 선정됐으며, 맥쿼리PE는 이를 기반으로 총 1조원대 6호 펀드를 모은다는 방침이다.
[박창영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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