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유지' 美 연준發 충격파 지속…원·달러 환율 연고점 경신
美 국채 10년물 금리 16년 만에 최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 맞물려 다시 강달러
원·달러 환율 1350원 턱밑 마감…연고점
약세장 지속…2500선 붕괴 후 추락하는 코스피
내년까지도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최근 메시지에 시장 심리가 극도로 얼어붙는 기류다. 뿐만 아니라 미국 예산안 처리 지연에 따른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 가능성 등 각종 악재들이 덩달아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가 눈에 띄는 강세를 보이고, 국내 주식시장은 좀처럼 약세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0원 급등한 1348.5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349.5원까지 상승하며 지난 8월17일(1343.0원)에 기록한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작년 11월23일(장중 1355.3원) 이후 10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06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처럼 달러 가치가 다시 치솟는 건 연준이 지난주 내놓은 '기준금리 전망' 영향이 크다. 연준은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 9월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5.25~5.50%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예상됐던 결과였지만, 연준 위원들이 내놓은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가 지난 6월 대비 상향 조정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9월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최종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5.6%, 내년 중간값은 5.1%로 각각 제시됐다.
연내 0.25%포인트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내년 연간 금리 인하폭은 0.5%포인트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특히 내년 금리 인하폭 전망치는 지난 6월(1.0%포인트)보다 대폭 축소됐다.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기존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긴축선호적) 발언까지 잇따르면서 글로벌 채권 금리의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25일(현지시간) 연 4.56%까지 오르며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30년물 금리도 한 때 연 4.68%를 웃돌면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시장도 연준 메시지에 조응해 '내년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기존 예상을 빠르게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녹록치 않은 외부 환경 속에서 위험자산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2.79포인트(1.31%) 하락해 2462.97에 마감했다. 연준 금리 전망이 나온 직후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으로서, 전날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2500선이 붕괴된 채 마감하자 낙폭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날 기록한 종가는 지난 4월 6일 기록한 2459.2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75억 원, 기관은 6007억 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닥 지수도 외국인 매도세에 밀리면서 11.35포인트(1.35%) 하락한 827.82에 거래를 마쳤다.
'긴축 장기화' 전망 뿐 아니라 새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권 대립, 자동차 노조의 파업 등 미국발(發) 불안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 지출 관련법들은 2023 회계연도가 끝나는 오는 30일(현지시간) 효력이 만료되기 때문에 의회에서 새 예산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1일 오전 0시부터 연방정부 업무가 정지된다. 하지만 협의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조차 "셧다운은 미국의 국가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전미 자동차노조(UAW)는 시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15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했는데, 자동차 가격을 비롯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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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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