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interview] 3경기 연속 PK 막아낸 '대전의 수호신' 이창근...선방 속 숨겨진 비결은 '옛 동료 찬스'
[포포투=오종헌]
이창근 골키퍼는 3경기 연속 페널티킥을 선방했다. 이는 우연이 아니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23일 오후 2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1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에 3-1 승리를 거뒀다. 대전은 리그 8위(승점41)를 유지하며 파이널라운드A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대전은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뜨렸었다. 전반 14분 주세종의 정확한 로빙 패스를 받은 서영재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골키퍼 맞고 굴절됐지만 흘러나온 공을 김인균이 마무리했다. 이어 전반 36분에는 조유민의 침투 패스를 놓치지 않은 유강현이 골키퍼까지 제치며 가볍게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대전은 전반 종료 직전 위기를 맞았다. 전반 추가시간 4분 비디오판독(VAR) 결과 서영재의 핸드볼 파울이 확인되면서 페널티킥을 내줬다. 상대 공격수 안병준이 키커로 나섰다. 2-0으로 전반전을 마치는 것과 2-1 상황에서 하프타임을 보내는 건 분명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대전에는 '수호신' 이창근이 있었다. 이창근은 안병준의 슈팅 방향을 정확히 예상했다. 오른쪽으로 다이빙을 뛰었고, 공을 막아냈다. 2골 앞선 채 전반전을 마무리 한 대전은 후반 초반 한 골 내주긴 했지만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고, 티아고의 페널티킥 쐐기골까지 더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전의 하프타임을 편하게 만들어준 이창근의 페널티킥 선방. 사실 이창근은 9월 들어 3차례 페널티킥 선방을 보여줬다. 지난 1일에 열린 대전과 수원FC의 K리그1 29라운드에서 김현의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당시 김현의 첫 번째 슈팅은 득점이 됐다. 하지만 팀 동료 우고 고메스가 슈팅 직전 페널티 박스 라인을 넘은 것이 확인되면서 재차 킥이 선언됐다. 김현의 2번째 슈팅이 이창근에게 막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슈팅 직전 이창근의 발이 골라인에서 떨어지면서 다시 한번 킥이 선언됐다. 3번이나 슈팅을 해야 하는 김현의 마지막 슈팅은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가고 말았다.
그 다음은 9월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울산 현대 원정에서 치른 K리그1 30라운드였다. 당시 이창근은 전반 29분 주민규의 페널티킥을 막지 못하며 실점을 내줬다. 하지만 두 번은 실점은 없었다. 후반 추가시간 울산에 2번째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이번에는 이창근이 주민규의 슈팅을 막아냈고, 대전에 귀중한 승점 1점을 안겼다.
수원전까지 어느새 3경기 연속 페널티킥 선방. 이창근 골키퍼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창근은 "(김)현이 같은 경우에는 오랫동안 같이 축구를 했던 친구다(1993년생 동갑내기). 많이 봤던 선수였기 때문에 어느정도 짐작은 했다. 그런게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규 형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함께 뛰던 시절 늘 페널티킥 연습을 같이 했다. 민규 형이 차고, 내가 막는 식이었다. 아마 민규 형도 정말 부담이 됐을 것이다"며 앞선 2번의 페널티킥 선방은 자신이 잘 아는 선수들과의 맞대결 경험에서 데이터를 축적했기 때문임을 밝혔다.
이번 경기 안병준의 경우에는 조금 달랐다. 이창근은 "(안)병준이 형 같은 경우에는 (조)유민이랑 수원FC에서 함께 있었다. 그래서 페널티킥이 선언됐을 때 유민이한테 가서 슬쩍 물어봤다. 그랬더니 오른쪽으로 다이빙하라고 하더라. 옛 동료 출처의 고급 정보였다"고 페널티킥을 막아낼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창근은 "유민이 말이니까 100% 믿었다. 사실상 유민이 지분이 80% 정도 들어간 페널티킥 선방이었고, 나는 그저 숟가락만 얹은 거다. 유민이한테 공을 돌리고 싶다. 솔직히 운이 70%였다. 30%는 이제 내 분석과 그동안 경험이 녹아 있는 거라고 할 수 있다. 운이 잘 따랐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매 경기 놀라운 선방을 보여주고 있는 이창근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수원전 3-1 승리에도 불구하고 "찝찝한 승리다. 충분히 쉽게 이길 수 있었는데 우리가 어렵게 만들었다. 후반전 경기력은 반성해야 한다. 남은 두 경기 이렇게 하면 못 이긴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포포투 오종헌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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