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의 기적"…다이소, '新 뷰티 채널'로 급부상

임현지 기자 2023. 9. 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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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화장품 매출 70% 신장
서울 시내 한 다이소 매장 내 화장품 코너 ⓒ임현지 기자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초저가 생활용품 판매점 다이소가 MZ세대 새로운 뷰티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유명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가격과 품질, 디자인을 모두 갖춘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 것. 유명 유튜버들까지 너도나도 '다이소 화장품 체험기'를 올리며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26일 다이소에 따르면 지난 4월 네이처리퍼블릭과 다이소 전용 화장품 브랜드 '식물원'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뷰티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지속 이어오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기초화장품 13개, 색조 4개, 남성화장품 1개 등 총 19개 브랜드 190여개 품목을 갖췄다.

다이소는 화장품은 이전부터 '의외로 품질이 좋다'는 후기가 있었으나, 소비자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을 만한 메리트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저렴한 가격과 귀여운 패키지 때문에 학생용 화장품이라는 인식이 컸다.

이에 회사 측은 품질이 검증된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등에서 생산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좋은 품질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책임판매업자,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기업들인 화장품 전문 기업들의 상품을 공급받고 있다.

협업 브랜드 중 스킨케어는 ▲제이엠솔루션 ▲애경산업 '포인트' ▲다나한 ▲비프루브 ▲에이솔루션 ▲동국제약 '마데카21' ▲린제이 ▲에이블씨엔씨 '어퓨' 등이 있다. 색조화장품 브랜드는 ▲조성아 뷰티 '초초스랩' ▲클리오 '트윙클팝' ▲이넬화장품 '입큰'이 있으며, 남성화장품 브랜드로는 ▲애경산업 '스니키'가 판매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상품은 투쿨포스쿨과 협업한 다이소 전용 브랜드 '태그'다. 쉐딩, 아이브로우, 아이라이너, 스틱 섀도우, 블러셔&하이라이터, 쿠션 등 다양한 메이크업 품목이 출시됐다. 사용자의 피부톤에 맞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색상도 쿨톤·웜톤 등으로 세분화돼 선택의 폭을 넓혔다.

기초화장품 역시 여드름 피부용, 건성용, 지성용 등으로 나눠졌으며 가치소비 트렌드에 따라 '비건' 스킨케어도 출시됐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브러쉬, 퍼프, 스펀지, 스파츌라, 팔레트 등 메이크업 관련 소도구의 인기도 높다.

최근 유튜브와 블로그 등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도 관련 리뷰 영상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다이소 화장품 매출은 올해 1월~6월 전년 대비 약 70% 신장했다. 기초화장품은 약 90%, 색조화장품은 약 50% 매출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하락한 국내 유명 뷰티 브랜드들의 실적과 대조를 이룬다.

다이소 제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다름 아닌 '가격'이다. "아무리 비싸도 5000원"이라는 균일가 정책이 고물가 기조 속 차별화로 떠오른 것이다. 쿠션과 아이라이너, 아이브로우, 틴트 등을 다 구입해도 2만원 정도다. 타 헬스&뷰티(H&B) 채널이나 백화점 등에서 단 1개의 제품을 구매하는 가격으로, 풀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는 셈이다.

파운데이션을 얇게 펴 바를 수 있는 메이크업 스파츌라의 경우 H&B 채널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1~2만원대의 가격이지만, 다이소에서는 단돈 1000원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다이소가 매출 3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장품 디자인 역시 심플하고 감성적으로 바뀌어, 10대뿐 아니라 2030세대가 선택해도 무방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14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만큼 접근성도 높아, 사라지고 있는 로드숍의 빈자리를 다이소가 채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이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홈뷰티 시장이 확장하면서 가성비 높은 화장품이 고객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다양한 화장품을 판매 중에 있다"며 "앞으로도 브랜드사 입점을 강화하고, 트렌디한 상품들을 균일가로 지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스터를 운영하지 않는 다이소 매장 ⓒ임현지 기자

다만, 다이소가 수만가지 품목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매장마다 매대에 어떤 제품이 있는지 고정적이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자 한계점으로 꼽힌다. 뷰티 매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테스터'를 운영하지 않는 곳도 있다. 화장품 채널 점원들에겐 간단한 뷰티 컨설팅이나 사용법 등을 안내받을 수 있지만, 다이소에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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