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철근누락’한 LH… 또 ‘일제점검’하겠다는 국토부
해당 단지 설계·감리한 용역업체 관여
다른 LH 현장에 대해 일제점검 진행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지하주차장에 이어 벽식 구조로 지어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아파트 외벽에서도 ‘철근 누락’이 확인되자, 정부가 해당 단지를 설계·감리한 용역업체가 관여한 다른 LH 현장에 대해 일제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외벽 철근 누락 긴급점검회의’를 열고 “기본적인 부분에서 이런 실책이 벌어진 것을 국민이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문했다.
이날 회의는 전날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LH가 건설중인 공공분양 아파트 건물에서 외벽 철근이 대량으로 누락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지자 뒤늦게 열렸다. 이 단지에서는 전체 13개동 가운데 4개동의 지하 벽체 부분 6곳에서 철근 14~51%(LH 추산) 가량이 누락됐다.
원 장관은 “LH 건설현장에 대한 감독 책임자로서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LH는 왜 이 사안이 본부장 선까지 보고되지 않았는지, 보고 누락 사태를 심각하게 다뤄달라”고 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감사를 통해서 보고 체계나 관리체계에 대해 전면적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LH는 구조계산된 철근 배근량이 설계 도면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해당 단지의 구조설계 업무를 수행한 업체와 감리 업체가 ‘철근 누락’이 확인된 다른 LH 단지 용역도 수행한 사실도 확인했다.
국토부와 LH는 해당 업체들이 시공 중인 다른 LH 현장에 대한 일제점검을 빠르면 한달 이내에 끝마치겠다고 밝혔다. 철근 누락이 확인된 단지에 대해서는 감리·설계·시공업체가 모두 참여한 대책회의를 거쳐 ‘일부 구간 재시공’ 대신 ‘보강공사’를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문제가 터지기 전에는 쉬쉬하다가, 철근 누락 사실이 알려지면 ‘긴급회의→전수조사→보강공사’의 대응을 반복하는 국토부와 LH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LH는 지난 4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벌어진 이후 ‘철근 누락 아파트 전수조사’와 ‘무량판 구조 아파트 전수조사’를 잇달아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지만,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거나 고의로 누락된 사례가 연이어 드러났다.
또 입주예정자에게 외벽 철근 누락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고 보강공사를 진행한 사실도 논란이 일고 있다. LH는 앞서 다른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철근 누락’ 사태가 촉발된 이후인 지난 6월 해당 단지 감리단장으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 받고, 이달 11일부터 보강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LH 관계자는 “11월까지 보강공사 완료 시, 누락 부위에 설계철근량 대비 144~281% 수준으로 철근이 보강돼 충분한 안전성이 확보될 것”이라면서 “설명회 개최와 안내문 배포 등 입주예정자 불안감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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