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만난 동네 가게 활기 되찾았다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3. 9. 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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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활성화 프로그램 참여한
전통시장 135곳 매출 20% ↑
2030 젊은층에 노출효과 커
상생협력 대표사례로 각광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은 2010년 문을 연 골목형 전통시장이다.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이곳은 주변에 국민대와 서경대가 위치해 다른 전통시장보다 배달 수요가 많은 곳이다. 지난 4월 정릉시장 골목 한켠에서 문을 연 덮밥집 ‘같이가치 정릉덮밥’은 건물 2층에 위치해 매출 확대에 줄곧 애를 먹었다. 이 덮밥집이 찾은 활로는 바로 배달 앱. 쿠팡이츠가 지난 8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전통시장 프로모션’에 참여한 뒤로 지난달 이 가게 매출은 평소보다 10배 늘었다. 정승채 정릉시장협동조합 실장은 “쿠팡이츠 지원으로 전통시장 소비자의 면모가 다양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배달 앱과 결합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는 전통시장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2006년 1610개였던 전국 전통시장 수는 지난해 1300개까지 줄었다. 전통시장 소비자들이 주로 장년층과 노년층에 집중되면서 활력이 떨어졌기 때문인데, 최근 들어 배달 앱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주목을 끌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배달 앱이 쿠팡이츠다.

26일 쿠팡에 따르면 2020년부 8월부터 쿠팡이츠가 운영하고 있는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통시장은 모두 135곳에 달한다. 전통시장 점포로 보면 모두 1600개가 쿠팡이츠를 통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진출했다. 지난해만 해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통시장은 모두 52곳, 점포는 300여개에 그쳤다. 불과 1년 사이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상인들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는 쿠팡이츠에 진출한 전통시장 점포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쿠팡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점포들은 지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소상공인의 점포는 앱 상단에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다”라면서 “전문 사진가가 촬영과 편집까지 지원하면서 온라인 판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고 전했다.

서울 잠실동에 위치한 새마을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쿠팡이츠 배달 기사에게 제품을 건네고 있다. <사진제공=쿠팡>
실제로 쿠팡이츠의 지원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경기 동두천시 중앙시장 만둣집 ‘천지만나’는 지난달 쿠팡이츠에 입점한 뒤로 매출이 30% 늘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달 동두천시 소상공인연합이 쿠팡과 ‘전통시장 활성화 상생협약’을 체결한 뒤 각종 판매 지원을 받았는데 불과 한달 사이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천지만나는 쿠팡이츠가 제공하는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온라인 판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도 함께 받았다.

천지만나는 영업을 오후 12시부터 7시간만 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주문에 눈코 뜰 새 없다고 한다. 특히 10가지 이상 소스를 섞어 만든 족발과 풍부한 육즙을 자랑하는 고기만두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온라인 단골 소비자까지 생겨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박강석 천지만나 대표는 “그동안 많은 사람에게 음식을 선보이고 싶었지만 온라인 판매가 낯설어 쉽게 도전하지 못했다”라면서 “입점 초기에는 신경 쓸 부분이 많은데 쿠팡이츠에서 아낌없이 지원해 배달 준비에 부담을 덜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유통업계는 전통시장이 배달앱 뿐만 아니라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판로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내수시장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전통시장에서 일상적인 소비 생활을 영위하기 보다는 ‘맛집 탐방’을 위한 공간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 여파도 있지만, 실상 전통시장에선 수요 감소가 오래된 화두”라며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는 맛집 탐방 목적이 아니면 장을 보러 전통시장에 절대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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