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체납자 2만9000명, 세금 안 내고 버티다 명단공개 해제”

출국 금지 해제는 2658명…“고액 체납자 추적·징수 대책 마련해야”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세금고지서 등 우편물이 쌓여 있는 서울의 한 아파트 ⓒ시사저널 박정훈

길게는 10년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다가 명단 공개·출국 금지 조치가 해제된 '악성 체납자'가 최근 4년간 3만 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2022년 세금 부과 시효가 만료되며 명단 공개 대상에서 해제된 고액·상습 세금 체납자는 총 2만935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출국 금지 조치까지 내려졌다가 해제된 체납자는 2658명이었다.

현재 국세청은 2억원 규모 이상의 국세를 1년 이상 체납한 고액·상습 체납자의 성명과 주소, 체납액을 누리집에 공개하고 있다. 명단에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가 체납 처분을 회피할 우려가 있을 시엔 국세청장의 요청으로 법무부 장관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과세 당국은 최장 10년(5억원 미만은 5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지나면 징세 권한이 사라진다. 그에 따라 명단 공개와 출국 금지 조치도 자동으로 해제되고 있다.

양경숙 의원은 "고액 체납자들이 소멸시효를 이용해 세금 납부 의무를 면제받고 명단 공개와 출국 금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고액 체납자에 대한 철저한 추적 조사와 징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