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간으로 거듭난 BMW 콘셉트카 '비전 노이어 클라세'
2년내 순수 전기차 6개 모델 출시
무게 ↓…충전속도·주행거리 개선
LED 패널 품은 키드니 그릴
앞유리 디스플레이가 계기판으로
"내부는 나만의 휴식공간 연출"
크롬 소재 대신 LED(발광다이오드) 패널을 품은 키드니 그릴. 계기판 대신 앞 유리 하단 전체에 나타나는 주행 정보. 손잡이가 사라진 문. 부품 수를 기존보다 절반 이상 줄인 간결한 실루엣. BMW가 2025년부터 내놓을 차세대 자동차의 원형이 될 콘셉트카 ‘비전 노이어 클라세’의 모습이다.
자동차가 운전해야 할 대상,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또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BMW는 이런 모빌리티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지난 5~1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미래 신기술을 집대성해 차세대 BMW 차량의 실물을 구현한 비전 노이어 클라세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다.
노이어 클라세는 독일어로 ‘새로운 수준(뉴클래스·new class)’을 뜻한다. BMW만의 기술력과 디자인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은 “비전 노이어 클라세는 전기화와 디지털화, 순환성(지속 가능성)에서 혁신을 이루기 위해 BMW그룹의 기술력을 결합한 결과물”이라며 “2025년 출시될 노이어 클라세는 시대를 앞서가는 모빌리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세 회장에 따르면 BMW는 헝가리 데브레첸에 짓고 있는 새 공장에서 노이어 클라세를 생산한다. 24개월 안에 노이어 클라세를 기반으로 한 순수 전기차 6개 모델을 차례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주행거리·충전속도 30%↑
BMW는 노이어 클라세를 설계하면서 전기차를 우선으로 플랫폼,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 모든 요소를 새로 개발했다. 그 결과 주행거리는 30% 늘리고 충전 속도는 30% 빠르게 개선했다. 6세대 BMW eDrive 기술이 적용된 전기 드라이브트레인을 탑재하기 때문이다. 차세대 eDrive 기술에는 고효율 전기 모터와 새로 개발한 원형 배터리 셀이 포함된다. 현재 BMW 전기차에 장착되는 각형 배터리에 비하면 에너지 밀도를 20% 높였다는 설명이다.
전체 중량은 30% 줄였다. 전기차 우선으로 플랫폼 설계를 최적화한 데다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원자재와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줄인 결과다. 집세 회장은 “재생 원료 사용을 늘리고 전체 재료의 종류를 대폭 줄여 지속 가능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단일 재료가 많아져 차량 해체, 재활용이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디자인도 대폭 달라졌다. 외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이다. 노이어 클라세는 콩팥 모양의 키드니 그릴을 양 끝까지 길게 확장하고 헤드라이트를 품은 LED 패널로 대체했다. 크롬 소재 대신 조명과 빛으로 그릴을 표현했다. 이 빛은 사람이 다가오면 인사하듯 깜박이고,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옆 유리창 하단에 적용된 전자잉크로 이어져 탑승자가 문 열림 센서에 손을 가져다 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노이어 클라세 디자인을 맡은 도마고 듀케 BMW 디자인총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차에선 소비자의 관점에서 부가가치를 주지 않는 요소는 모두 사라져야 한다. 키드니 그릴의 크롬 소재는 그 대표 사례”라며 “이를 대체할 노이어 클라세의 조명은 BMW만의 이미지는 부각하면서 차가 탑승자·보행자와 소통할 수 있도록 기능적으로 강화됐다”고 말했다.
○앞유리 전체가 디스플레이로
차량 내부에선 계기판이 사라졌다. 대신 차량 앞 유리 하단이 하나의 거대한 디스플레이처럼 기능하며 계기판을 완벽히 대체한다. 30년 전 처음으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BMW가 이제 앞 유리 전체로 디스플레이를 확대한 것이다. 이 앞 유리 디스플레이는 운전석을 향해 기울어진 중앙 디스플레이와도 연동된다. 탑승자가 중앙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차량 정보, 음악 재생 등의 콘텐츠를 손가락으로 끌어 유리창으로 날려보내면 앞 유리에 그대로 투영되는 식이다.
콕핏의 이미지를 강하게 연상시키던 과거 자동차들과 달리 노이어 클라세의 실내는 화사한 휴식 공간을 닮았다. 듀케 총괄은 “운전자가 주행에만 집중해야 하던 과거와 달리 미래 자동차는 탑승자가 편안하고 따뜻하게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밝은 코듀로이 직물과 넉넉한 공간, 유리처럼 매끄러운 실루엣은 이런 점을 고려한 요소”라고 말했다.
뮌헨=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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