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지는 中부동산 우려…‘대목’ 국경절 연휴에 주목
대출금리 인하 맞물려 수요 진작 도모…인센티브 제공
“아직 풀리지 못한 규제 있어…전반적 회복세는 무리”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 부동산 위기설이 다시 번지고 있다. 헝다그룹(에버그란데) 등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최근 중국 정부의 대출 완화 등으로 수요가 다소 회복됐지만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냈다고 보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재시간) 중국 개발업자들이 이번 황금연휴 동안 주택 판매가 회복할지 기대하고 있다며 최근 부동산에 대한 정책 지원이 시장 침체를 막을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테스트 기간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경기 반등을 통한 경기 회복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일부 하향 조정하고 지급준비율(RRR)을 낮춰 유동성을 공급키로 했다.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해선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계약금(서우푸) 비중을 완화하며 진입 문턱도 낮췄다.
부동산 시장 살리기 조치에 현지 심리도 다소 개선됐다. 중국 부동산 연구기관 베이커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11~17일 4대 일선도시(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의 주택 거래량은 전주대비 50% 증가했다. 주택 시장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KMI 지수는 일선도시가 65로 기준(50)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대형 업체들의 디폴트 위험은 여전하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은 지난달 300억원 가량의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가 채권단 대상으로 채권 연장을 통해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헝다그룹은 전현직 임직원들의 구금과 신규 채권 발행 금지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부채 구조조정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에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가가 폭락하는 등 투자심리도 다시 얼어붙는 모습이다.
이에 가을 성수기의 핵심인 황금연휴 기간 부동산 시장 향방에 이목이 집중된다. 부동산 자문업체인 징지앤 컨설팅 창업자인 장 홍웨이는 블룸버그에 “올해 부동산 판매가 매우 부진했기 때문에 대부분 개발업자들은 연말이 오기 전 두달 안에 거래를 가속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일부 건설업체는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광둥성의 한 개발업체는 심천 지역 아파트 구매자에게 성 내 다른 곳 부동산을 추가 구매할 경우 최저 20%의 계약금을 내도록 인센티를 제공하고 있다.
지자체도 도움을 주고 있다. 안후이성 중부의 한 시에서는 주택 구입자들에게 1인당 최대 137달러(약 18만5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 중이다. 일부 지역은 비거주자의 부동산 구입 금지 규정을 완화하기도 했다.
이달 25일부터는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기존 모기지 금리를 인하한 것도 긍정적 요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모기지 금리는 주택 구입 당시 전국 최저 금리만큼 낮에 인하될 예정”이라며 “이는 현재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인 4.2%보다 20bp(1bp=0.01%포인트)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부양책과 업체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가을철에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베이징 소재 투자회사인 샹송(Chanson&Co)의 션멍 이사는 SCMP에 “여전히 중국 70개 대도시와 중형도시 대부분은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낮은 소비자 신뢰도와 미래 소득 기대”라며 “주택 구입에 드는 총비용이 낮아지더라도 수요가 충분히 증가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풀리지 못한 규제도 있다. 중국 일선도시들이 부동산 구매 요건을 완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베이징과 상하이는 외국인의 부동산 구입과 각 가구의 소유 주택수에 제한을 두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목했다. 대도시 뿐 아니라 판매가 부진한 중소도시들의 회복 여부도 관건이다.
차이나인덱스홀딩스의 천원징 이사는 “대부분의 2선도시와 소규모 도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라며 “중국 대부분 시장이 회복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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