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업계, 4000억 규모 ‘PF정상화 지원 펀드’ 조성

금융지주 산하 캐피탈사 중심 9곳 출자참여
캐피탈콜 방식…사업장별 최대 1000억 지원

금융감독원 제공

여신금융업계가 자체적인 부동산 PF 연착륙을 도모하기 위해 PF정상화 지원 펀드를 조성한다. 그간 여전업계는 사업장 만기연장, 연체채권 상·매각을 추진해왔다. 이번 펀드를 통해 업계의 자정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 9개 주요 캐피탈사 등은 '여전업권 PF정상화 지원 펀드' 설정 및 운영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맺고 PF사업장 재구조화에 나서기로 했다. 1호 펀드는 PF사업장에 대한 투자 타당성 검토와 FI(재무적 투자자) 모집을 통해 10월 말 이후 출시한다.

펀드는 총 4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신한,하나,KB,우리금융,IBK,메리츠,BNK,NH농협,DGB 등 9개 캐피탈사가 총 1600억원을 출자한다. 출자금은 우선 일부만 조성하고 수요가 있을 때마다 추가 투자금을 집행하는 캐피탈콜 방식으로 모은다. 여기에 FI를 통해 2400여억원을 매칭한다.

펀드의 운용사는 한투리얼에셋운용이다. 한투리얼에셋운용은 외부 자문기관으로부터 회계·법률 검토를 받은 후 PF 사업장 선별, 투자 타당성 검토 등을 통해 4~6개 사업장을 최종 선정한다.

펀드는 사업장별로 약 700억~10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원 대상은 '정상화 가능한 사업장'이다. 해당 사업장의 투자유형별 하위투자기구나 직접 사업장에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사업부지 인수, 채권매입, 사업자금 등을 지원한다.

펀드 출범 협약식에 참석한 유관기관과 주요 캐피탈 대표이사들은 민간주도의 펀드 설립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들은 금융회사의 건전성 확충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펀드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민간의 힘으로 자체정상화 방안을 마련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으로, 이번 펀드 조성이 성공사례로 이어지도록 참여자들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여신금융협회와 함께 펀드 운영 애로사항을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사례를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도록 유도한다는 입장이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정부 지원책에 더해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시장 플레이어들이 신규 자금공급을 통해 사업장 재구조화에 나서 준다면, PF 시장 정상화와 주택공급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실화 우려 부동산 PF 사업장의 재구조화를 위한 투자가 민간투자영역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장 의견을 청취해 투자활성화를 지원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